2년전 횡령때도 팀장직 유지… 부하만 전보 조치
경찰 구속영장 신청… 재산 몰수 추진
금융권, 오스템 관련 펀드 판매 중단
회삿돈 1880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최근 경찰에 체포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 씨(45)는 사내에서 ‘실세’로 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등에 따르면 이 씨는 재무팀장이던 2020년에도 회사 자금을 횡령해 회사 징계를 받았다. 당시 함께 돈을 횡령한 재무팀원 1명은 계열사로 전보됐으나 이 씨는 팀장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내에선 “이 씨가 ‘실세’가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이 씨가 범행에 부하 직원들을 동원할 수 있었던 배경에 이 같은 소문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이날 업무상 횡령 혐의로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 씨의 지시에 따라 서류 위조 등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재무팀 직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총 8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1980억 원을 자신의 계좌로 옮겼고, 이 중 100억 원을 돌려놓았다.
경찰은 이 씨 명의 증권계좌에 250억 원 상당의 주식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계좌를 동결했다. 당초 이 계좌에는 예수금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여러 종목의 주식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또 이 씨 체포 당시 금괴 497kg(약 400억 원어치)과 현금 4억3000만 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금괴 354kg(약 280억 원어치)을 포함해 회수하지 못한 약 1100억 원의 행방을 이 씨에게 추궁하고 있다. 또 이 씨가 횡령한 돈으로 구입한 75억 원 상당의 아파트, 오피스텔, 리조트 회원권 등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추징을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과 SC제일은행 및 주요 증권사들은 오스템임플란트가 포함된 펀드의 신규 판매를 최근 잇달아 중단했다. 기존 가입자들의 추가 납입을 막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소액 주주들의 집단행동도 가시화되고 있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7일 피해 구제 소송에 동참할 주주 모집을 시작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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