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어떻게 하더라…” 마트·백화점 손님들 진땀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10일 16시 41분


“QR코드 찍는 방법을 자꾸 잊어버려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화가 시행된 첫날인 10일 오전 울산 남구의 대형마트.

매장 입구에서 직원 4명이 손님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일일이 확인했다. 직원들은 마이크를 차고 “방역패스 준비된 분들만 입장해 주세요!”라고 외쳤다.

대부분은 익숙하게 QR코드를 찍고 입장했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은 입구에서 진땀을 뺐다.

70대 남성은 “백신을 맞긴 했는데 인증하는 방법을 모르겠다”며 “QR코드 찍는 방법을 아무리 배워도 자꾸 잊어버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이 노인은 직원의 도움을 받은 뒤에야 겨우 입장할 수 있었다.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직원들은 더욱 분주해졌다. 접종 확인을 기다리는 손님과 쇼핑카트가 출입구에서 뒤엉키면서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손님들은 “어제 음성 확인을 받았다”, “휴대폰 배터리가 없다”, “그냥 들여보내 달라”며 입장을 요구했다.

방역패스 인증에 실패한 손님은 “밖에서 기다리겠다”며 일행만 매장 안으로 들여보내기도 했다.

마트 직원은 “방역패스가 없는 손님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며 “평일에는 그나마 관리가 되는데, 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괜찮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남구의 백화점은 매장과 주차장 출입구마다 직원 3~4명을 배치해 방역패스를 한명 한명 확인했다.

백신 접종이 확인된 손님에게는 ‘방역패스 확인’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나눠줬다. 스티커 덕분에 한 번 인증을 받으면 출입구가 다른 매장끼리는 비교적 빠르게 이동이 가능했다.

그러나 방역패스를 한번 인증받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특히 백화점 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긴 차량 대기 줄을 참아야 했다.

승용차로 줄을 서서 기다리던 윤모(32)씨는 “평일에 백화점 한 번 들어가기가 이렇게 어려워질줄 몰랐다”며 “백화점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지침이 맞는지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방역패스 의무화 시설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유통산업발전법상 3000㎡ 이상 시설인 대형마트, 의류·가전·가정용품 등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등은 방역패스 인증 후 입장할 수 있다.

다만 현장 혼란을 우려해 10∼16일 1주일간은 계도기간을 가지고, 17일부터 위반 시 과태료 부과와 행정처분 등을 하기로 했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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