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낡은 이미지 벗고 명품 주거지역으로 바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1일 03시 00분


작년부터 정주여건 개선작업 활기… 쓰레기 투기구역은 쉼터로 개선
세계적 관광문화도시로 도약 위해
해맞이동산 LED 조형물 설치 등 도시환경 개선작업에 행정력 집중

10일 대구 동구 신암동 우물터를 찾은 방문객들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10일 대구 동구 신암동 우물터를 찾은 방문객들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대구 동구 신암동 기상대 기념공원 인근 주택가에는 6·25전쟁 때 만들어진 우물이 지금도 남아있다. 당시 전국에서 몰려든 피란민들이 직접 우물을 판 것으로 전해진다. 1970년대까지도 주민들이 사용했지만 이후 수돗물이 공급되면서 지금은 옛 모습만 남았다. 시멘트를 발라놓은 우물 벽면은 심하게 부식됐고, 양철 덮개는 벌겋게 녹슬어 있었다.

이 우물이 최근 이색 명소로 부활했다. 동구는 재생 복원 사업을 통해 우물 위에 정자를 세웠고 목재 덮개를 새로 놓았다. 부식한 시멘트 벽면은 걷어내고 돌담 형태로 다시 쌓았다. 주변 담벼락은 역사와 추억을 되살리는 벽화로 바꾸었다. 물동이를 이고 가는 벽화 속 아낙네의 모습이 정겹다. 최윤석 동구 도시과장은 “도심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옛 농촌 정취를 느낄 수 있어 다른 지역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우물을 단장한 덕에 동네가 관광명소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가 명품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살고 싶은 동네와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사업을 통해 낡은 도시 환경을 바꾸고 관광문화 인프라를 확충한 덕분이다.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아름다운 동(洞) 만들기’ 사업은 동구 22개 동에서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동 사정에 밝은 주민들이 직접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서 의미가 작지 않다는 게 동구의 설명이다. 신암동 우물이 ‘힐링’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도 이 사업을 통해서다.

다른 동 주민들도 낡은 공간을 새로운 쉼터로 꾸미고 있다. 신암4동 주민들은 쓰레기 상습 투기 구역에 각종 꽃을 심고 의자와 화분을 놓아 오가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안심2동 주민들은 행정복지센터의 담장을 허물고 녹지 공간을 새로 만들었다. 방촌동 강촌육교는 낡은 계단과 기둥을 도색하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밝혀 이색 조형물로 변신했다. 동구는 올해도 동별로 5000만 원을 지원해 사업을 확대한다.

도심 거리도 새로 탄생한다. 보행로 바닥은 지역의 상징인 팔공산과 금호강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꾸밀 예정이다.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등 공유형 이동 수단 이용자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전용 주차 구역도 만들 계획이다. 보행자 감지 센서와 음성 안내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횡단보도도 여러 곳에 설치한다.

동구는 올해 관광문화도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표 축제를 새로 마련할 예정이다. 해맞이동산과 아양기찻길에는 LED 조형물 등 경관 조명을 설치해 야간 관광 활성화도 추진한다.

최근 공산동 파군재삼거리 팔공산 입구에 설치한 야간 경관 조형물이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동구는 일제강점기 활약한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국립신암선열공원과 조양회관 등을 연계한 호국 역사 관광 코스도 조성할 계획이다.

배기철 동구청장은 “대구공군기지(K2) 이전 후 기존 터 개발까지 이뤄지면 동구는 세계적 관광도시로 비상할 것”이라며 “올해를 그 원년으로 삼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명품 주거지역#관광문화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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