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고로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공사장 1층 바닥에서 구리 열선이 발견됐다. 다음 달 준공을 앞두고 시멘트를 빨리 말리기 위해 시공사 측에서 임시로 설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10일 오전 10시 40분부터 5시간가량 1차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 40여 명이 참여했다.
감식은 불이 처음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1층에서 이뤄졌다. 건물 안 우레탄폼은 모두 불에 탔고 패널 벽체와 구조물도 일부 무너져 내렸다. 지붕에서 떨어진 콘크리트 파편도 보였다. 감식반은 강한 화염으로 구조물이 붕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식 과정에서 바닥 시멘트를 고정하는 철골 사이로 구리선이 확인됐다. 업계에선 시멘트를 빨리 굳히기 위해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통 겨울철에는 바닥에 시멘트 타설·양생을 하지 않는다”면서 “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겨울철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구리 열선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식반은 불이 바닥의 구리선에서 시작돼 벽을 타고 확산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칸막이 벽을 허무는 설계 변경을 한 것도 불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여운철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아직 화재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 추가 감식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이날 세종시 소방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현장경험 없는 지휘관이 빚은 대참사”라고 주장했다. 또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법을 소급 적용해 소방청장과 경기소방본부장, 평택소방서장의 파면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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