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광주 도심 고층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외벽이 무너지며 현장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 가능성을 고려해 일단 수색을 중단했다.
사고는 이날 오후 3시 47분경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외벽 일부가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8층 외벽이 갑자기 무너져 내린 것이다.
현장에서 일하다 대피한 근로자 A 씨는 “지하에서 일하고 있는데 엄청난 굉음이 들리더니 전기가 갑자기 나갔고, 올라가 보니 건물이 무너져 있었다”고 했다. 작업 계획서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건물 28∼29층에서는 소방 설비 작업자 3명이, 31∼34층에는 창호 작업자 3명이 근무 중이었다. 모두 50, 60대인 작업자들은 오후 10시 현재까지 연락 두절 상태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8시 현장 브리핑에서 “6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높이 140m의 타워크레인 붕괴 위험이 있어 실종자 수색을 중단했다”며 “12일 오전 전문가 안전점검을 거쳐 구조인력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 밖에 지상에 있던 작업자 1명이 잔해물과 충돌해 경상을 입었다. 1층 컨테이너에 고립됐던 2명은 구조됐고 3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차량 공사장 안전조치를 위해 막아둔 3m 높이의 가림막도 넘어져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 20여 대가 매몰됐다.
현장에는 오후 8시 기준으로 소방 75명, 경찰 100명 등 400여 명의 인력과 소방 장비 34대 등 45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사고 후 긴급 안전진단 결과 추가로 건물의 균열이 발견되는 등 2차 붕괴 우려에 따라 인근 주상복합 입주민 109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또 인근 상가 90곳 주민들도 대피했다.
목격자들이 찍은 영상을 보면 굉음과 함께 막대한 분진을 내며 아파트 한쪽 귀퉁이 콘크리트 구조물이 위에서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 현장을 영상으로 찍은 목격자는 탄식을 내뱉거나 “아이고 어떻게”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정부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이 자재를 나르다 건물과 충돌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사고와의 관련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광주경찰청은 시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2020년 3월 착공한 이 아파트는 올해 11월 완공 예정이었는데 신축 과정에서 건축 자재 낙하물 추락 위험, 과다한 비산먼지 발생, 교통정체 유발 등으로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아파트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의 원청 시공사이기도 하다. 당시 철거 중인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이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참사 직후 경찰 수사를 통해 안전 감독·관리 부실, 불법 하도급 묵인 등이 드러났고 현장소장 등이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타워크레인 등 2차 붕괴 우려에 수색중단… 실종자 가족 발 동동
“천둥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폭탄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서 전쟁이 난 줄 알았다.”
11일 오후 3시 47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공사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린 순간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지상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주민들은 공포에 떨며 혼비백산했다. 인근 상인들은 땅이 흔들리는 진동과 함께 건물이 무너지는 굉음에 놀라 건물을 뛰쳐나왔고, 일부 상가에는 지상으로 떨어진 콘크리트 파편이 내부까지 날아들었다.
○ 2차 붕괴 우려에 실종자 수색 중단
외벽이 붕괴된 건물은 2020년 3월 착공해 올해 11월 완공 예정인 주상복합 아파트다. 22∼39층 5개 동에 316채로 사고는 201동에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 201동 39층 옥상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실종된 근로자 6명은 28∼34층에서 창호(3명)와 설비(3명) 공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시에 따르면 건물의 23∼38층이 붕괴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건물 외벽 자체가 떨어져 나가는 식으로 붕괴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종자 김모 씨(66) 등 6명은 모두 50, 6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이 실종자 6명의 휴대전화 위치를 확인한 결과 붕괴 현장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통화 연결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건물의 균열이 추가로 발견되고 타워크레인까지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구조 인력들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한 채 수색을 중단했다. 광주 서부소방서 관계자는 “12일 전문가 점검을 거쳐 안전성이 확인되면 현장 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색이 중단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한 실종자의 부인은 “(남편에게) 전화 통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는데 전원이 꺼져 있다”며 “너무 힘들다. 수색작업이 조속히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근로자 2명을 구조했고, 다른 근로자 3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근로자 1명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붕괴된 외벽이 도로를 덮치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 20여 대도 파손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주변 140m 반경 주택 109가구와 상가 90여 가구에 대피령을 내렸고, 구조 장비 45대와 인력 4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 같은 시공사의 반복되는 붕괴 사고
이번 사고 현장의 원청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6월 사상자 17명이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 때와 같은 시공사다. 당시 사고는 하도급 업체의 철거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검찰은 시공사 관계자들도 부실 철거에 관여했다고 보고 함께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교롭게도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른바 ‘학동 참사 방지법’으로 불리는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토교통부 등은 콘크리트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강도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공기를 단축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시공사 측은 일요일에도 공사를 강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타워크레인이 자재를 나르다 벽에 부딪히면서 균열이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광주경찰청은 이날 즉각 수사에 착수해 시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