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한 여고생이 국군 장병에게 ‘조롱성 위문 편지’를 보낸 것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위문편지 쓰는 건 일제의 잔재”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때 국가에서 강제로 전선의 황군에게 위문대와 위문편지를 보내게 했다. 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어 놀랍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민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국군 장병들에게 보낼 위문편지를 쓰라고 해서 억지로 썼다. 그걸 보고 누나들이 배꼽을 잡고 웃더라”고 했다. 또 당시를 회고하며 “전방에 계신 파월장병 아저씨 (중략) 끝으로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고 전했다.
한편, 이 글을 본 한 누리꾼은 “정신 차리라. 사람 목숨 왔다 갔다 하는 곳에 있는 군인한테 명복 드립친 게 뭘 자랑이라고 공개된 곳에 올리느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너 아프냐. 꼰대질 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참았는데 너 ‘사람 목숨 왔다 갔다 하는 곳’에 몇 달 있었냐. 달랑 18개월 다녀와서 여자들 앞에서 나 군대 갔다 왔다고 자랑하고 다니느냐. 군사정권 시절 군 생활한 고참 앞에서 무슨 깡패질이냐”고 맞받았다.
앞서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군 장병들에게 조롱성 말투로 위문편지를 보내 논란이 일었다. 편지를 쓴 한 학생은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라며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고 적었다. 해당 편지는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특히 여고에서만 이루어지는 위문편지 금해주시길 바란다”며 “학생들에게 배포된 위문편지 주의점에는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이라고 적혀 있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편지를 쓴 학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같은 논란에 12일 해당 여고 측은 학교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공지를 띄우고 “최근 본교의 위문편지 쓰기 행사와 관련해 물의가 발생한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어떠한 행사에서도 국군 장병에 대한 감사와 통일 안보의 중요성 인식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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