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근로자 6명이 실종된 가운데 수색 사흘 째인 13일 실종자 1명이 발견됐다. 그러나 붕괴된 건물 구조물 더미 속에 매몰된 채 발견돼 신원 확인을 하지 못했고, 구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반, 15시간 30분 만에 수색을 재개한 소방당국은 오전 11시 14분경 사고 건물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실종자 1명을 발견했다. 이곳은 구조대원들이 전날에도 수색했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한 장소다. 구조대는 이날 내시경 카메라와 유사한 탐색 장비를 이용해 수색한 끝에 실종자를 찾아냈다.
하지만 실종자가 잔해물 더미 속에 묻혀 있다보니 즉각 구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수 시간 동안 이어졌다.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콘크리트 잔해가 많아 사람의 힘만으로는 진입하기 어렵다”며 “중장비가 현장에 들어가려면 진입로를 확보해야 한다. 낙하물이 떨어진 도로를 정비하고 진입로가 확보되면 중장비를 투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실종자 발견 소식이 전해지자 실종자 가족들은 한달음에 통합지휘본부로 몰려갔다. 일부는 취재진이 설치한 사다리에 올라 타 통제선(폴리스라인) 너머를 다급하게 훑어봤다. 하지만 문 서장이 “생존 여부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자 다시 어두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까운 지인이 실종돼 현장을 찾았다는 A 씨는 “브리핑을 해줘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적어도 발견된 실종자 신원 정도는 확인하고 말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실종자 가족들은 종일 현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일부는 난로가 설치된 천막에서 나와 눈을 맞으며 초조한 마음으로 수색 현장을 지켜봤다. 정오 무렵부터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눈이 점점 굵어지자 일부는 탄식을 내뱉었다. 실종자 가족 측 임시대표인 안정호 씨(45)는 어두운 표정으로 “폴리스라인과 20m 밖에 안 떨어져 있는데, 체감상 200㎞는 넘는 것 같다”고 했다.
나머지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도 종일 이어졌다. 소방당국은 수색에 85명의 구조대원을 투입했고, 전날까지 6마리였던 구조견도 10마리로 늘렸다. 민간 구조견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인명구조견협회는 광주소방본부에 “언제든지 수색을 도울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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