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작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관계자들의 첫 공판이 내달 4일로 연기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회장 등 9명의 1차 공판기일을 이달 21일에서 다음 달 4일로 2주간 연기했다.
앞서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측의 쟁점 정리를 위해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구속 상태인 권 회장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법정에는 나오지 않았다.
권 회장은 2009년 12월23일에서 2012년 12월7일 사이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해 고가매수 등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해 약 8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 회장은 일명 ‘선수’, ‘부띠끄’ 투자자문사 등과 함께 91명의 157개 계좌를 이용해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위매수 등 이상매매 주문을 7804회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1661만주(약 654억원 상당)가 이용된 것으로 파악됏다.
검찰은 권 회장 일당이 인위적 대량매수세 형성, 주식 수급, 매도 통제, 주가 하락 시 주가 방어 등의 방법으로 인위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공판 준비과정에서 권 회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다투는 취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증거에 대한 의견 등 자세한 내용은 자료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며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또 회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아 이날 함께 준비기일에 나온 피고인들 대부분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에 대한 혐의 입증에는 검찰이 확보한 피고인 등의 문자메시지 내용과 해석, 진위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내달부터는 재판을 매주 진행할 뜻을 밝히며 신속하게 심리할 뜻도 내비쳤다.
한편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에게 최근 소환 조사를 통보했고,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권 회장이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전주’로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그간 윤 후보 측은 “(김씨가) 윤 후보와 결혼하기도 전에 주식전문가로 소개받은 사람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회수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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