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콘크리트 성분 분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수사결과가 붕괴 원인을 규명할 단초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업계 종사자들은 배합 비율을 어긴 탓에 콘크리트의 강도가 약해져 붕괴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데, 수사본부 역시 콘크리트 납품 업체 10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집행하면서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는 지난 17일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레미콘업체 10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앞서 진행한 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소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공사일지 등을 토대로 붕괴 당일 공사현장에서 실제로 작업이 이뤄졌는지, 당초 계획서에 기재된 콘크리트 배합비율 등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전날(18일)에는 수사관 25명을 투입해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와 함께 사고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붕괴 원인을 규명할 증거물 수집에 나섰다.
수사본부는 붕괴가 발생한 201동의 건물 잔해물과 202~204동의 콘크리트 파편을 수집, 콘크리트 배합 비율을 분석하고 불량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건축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현대산업개발 공사 부장, 현장 소장 등 직원 6명과 하도급 업체 현장 소장 1명, 감리자 3명 등 총 10명이 줄줄이 형사 입건되면서 불량 콘크리트의 사용이 직접적인 붕괴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건설업계 종사자와 붕괴 사고 당일 현장에서 작업을 했던 근로자들의 진술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남지역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는 모래 가격이 오르다보니 단가를 맞추기 위해 콘크리트에 마사토를 섞는다”며 “통상 20%까지 섞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단가는 절감하지만 콘크리트의 강도는 당연히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 관계자도 “펌프카를 통해 고층으로 콘크리트를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배합 비율을 어기고, 콘크리트에 물을 많이 섞는다”며 “점성이 낮아야 콘크리트가 굳지 않고 손쉽게 옥상층까지 옮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럴 경우 콘크리트 내 물의 함량이 높아지고, 물이 증발하면서 콘크리트 내 기포가 생겨 강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의 23층부터 38층이 무너지면서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6명 가운데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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