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지산학협력협의회 꾸리고, 지난해 설립한 협력센터 인력 보강
연구개발 지원 등 올해 420억 투입… 대학-상공계, 우수 인력 확보 기대
부산시 역점 사업인 ‘지산학 프로젝트’가 대학과 상공업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 학계가 힘을 모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자는 것. 지속적인 청년 유출 등 위기에 처한 부산 경제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는 19일 “지난해 발족한 지산학협력센터에 이어 지산학협력협의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산학협력 정책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기구다. 정책의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산학 협력 분야 전문가 14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협력 사업 계획과 조사·분석·평가, 협력 현장의 의견 수렴과 문제 해결 등 전반을 심의하고 자문한다.
지산학은 박형준 시장의 대표 공약이다. 지난해 8월 부산테크노파크에 지산학협력센터를 설립하며 첫발을 뗐다. 센터는 기업과 대학이 가진 기술 및 인재의 수요·공급 실태를 조사한 뒤 지산학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네트워크를 본격 구축한다. 이를 통해 산업 수요 기반의 인재 양성과 지산학 연구개발, 기술이전 지원, 산학연 소통 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서정모 시 산학협력팀장은 “기업 수요에 맞는 현장실습을 활성화해 기업은 원하는 인력을 빨리 발굴하고, 학생은 다양한 실무 경험의 기회를 얻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조만간 센터에서 일할 산학 전문 코디네이터도 4, 5명 채용해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시는 올해 지산학과 관련해 약 4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소관 부서인 지산학협력과에서는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 현장실습 브릿지’ 등 11개 사업에 43억 원을, 지산학 연구개발(R&D)을 위한 ‘개방형 연구실’ 조성 등 7개 사업에 35억 원의 예산을 쓴다.
이 외에도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여러 부서에 편성된 예산이 지산학을 중심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 시는 최근 교육부의 ‘2022년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위원장은 김윤일 경제부시장이 맡았다. 이 사업을 유치하면 5년간 1500억 원의 국비를 확보할 수 있다.
대학과 상공업계는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그만큼 부산의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 통계청에 따르면 부산은 지난해 12월 기준 인구 335만380명 가운데 65세 이상 비중이 20.4%(68만1885명)로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부산을 떠난 20∼39세 이하 인구는 2020년 6200여 명, 2019년 1만2000여 명에 달한다. 정상헌 부산대 산학사업팀장은 “좋은 일자리가 적어 청년이 떠나기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좋은 기업이 유치·육성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대학은 인재 양성뿐 아니라 보유한 기술과 지식을 언제든 제공할 준비가 돼 있는 만큼 지산학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최대한 많이 창출돼 악순환을 끊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돌파구가 시급한 실정이다. 2020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 기업은 29개사에 불과하다. 100대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부산상공회의소 심재운 경제정책본부장은 “그동안 산학협력은 큰 결실을 맺지 못했는데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촉매 역할을 해 준다면 인재 발굴과 연구개발 등 기업의 어려움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며 “다만 제대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책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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