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차도 분리하는 울타리공사… 노란 신호등-옐로카펫 등 설치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 목표”… 전국서 처음으로 ‘걷기’ 조례 제정
보행자 전용도로 걷기문화 확산… 안전사고 위험 미리 차단 나서
경기 구리시 부양초등학교 앞. 학교 주변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으로 지정돼 있지만 짙은 자주색으로 포장된 도로가 거의 다 벗겨져 스쿨존 여부를 식별하기 어려웠다. 차도와 보행자도로가 붙어 있어 안전사고도 우려됐다.
구리시는 최근 스쿨존 주변 도로에 ‘어린이보호구역’ 등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도록 다시 칠했다. 폭 1.5m, 길이 179m의 통학로에는 차로와의 경계에 방호 울타리를 만들었다. 학부모 김모 씨(41)는 “등하교 시간이면 차와 사람이 뒤엉켜 아이들이 차를 피하려고 매번 긴장하며 걸어 다녀야 했던 곳”이라며 “보도와 차도를 분리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 목표
구리시는 어린이가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3월 ‘어린이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시는 ‘건강하고 쾌적한 안전도시’ 슬로건에 맞춰 초중고교 안전등굣길을 만들기 위해 △노란색 안전펜스 △노란 신호등 △옐로카펫 △신호과속단속카메라 설치 등을 진행 중이다. 송흥재 구리시 교통시설팀장은 “구리시 스쿨존에서 해마다 한두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며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 목표를 위해 교통안전 환경을 조성 중”이라고 말했다.
구리시는 지난해 초 어린이 통학로와 보행자 사고 다발 지점, 보도 설치 요청 민원이 많은 곳 등을 파악한 뒤 부양초와 동인초에 보도·차도 분리와 울타리 공사를 완료했다. 지난해 8월에는 구리초 등 스쿨존 6곳의 164개 신호등을 ‘노란 신호등’으로 바꿨다. 택배기사 심모 씨(37)는 “배달이 아무리 바빠도 노란색 신호등이 보이면 더 주위를 살피고 천천히 운행한다”고 했다.
시는 스쿨존 5곳에 ‘옐로카펫’(노란색 삼각형 모양으로 횡단보도 대기공간을 알려주는 표시)을 설치하고 횡단보도에서 1m 떨어져 신호 대기를 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노란 발자국’을 만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키가 작아 잘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의 등하굣길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구리시는 스쿨존 안에서 제한속도 시속 30km를 의미하는 ‘30’과 ‘뛰지 말고 걷자’를 표기한 가방 안전 덮개 800개를 만들어 건원초 등 4개 학교 1∼3학년에게 전달했다. 시는 올해 교문초 등 4곳 스쿨존에 울타리 등 도로안전 시설물을 만들고 무인 교통단속카메라 설치를 계획 중이다.
○ 전국 최초 ‘걷기 조례’ 제정
구리시는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구리시 부주의 사고 예방을 위한 뛰지 말고 걷기 조례’를 제정했다. 구리시 관계자는 “도로교통공단 통계상 어린이 교통사고의 81% 이상이 도로 횡단 시 앞만 보고 뛰어나가다 발생했다”며 “시민이 보행자 전용도로에서 걷는 문화를 확산시켜 이동 시 발생하는 안전사고 위험을 차단하자는 취지”라고 조례 제정 이유를 설명했다. 시는 조례에 따라 구리시 32개의 모든 초중고교 운동장과 공원 등 운동장 시설을 갖춘 곳을 제외하고 모든 장소에서 걷기를 독려한다.
구리시는 앞서 지난해 3월 걷기 앱 ‘워크온’ 안에 ‘함께 걸어요 구리’ 플랫폼을 만들어 전 시민을 대상으로 비대면 신체활동 사업을 추진했다. 시민들이 건강을 위해 걸음 수와 활동 경로, 칼로리 등을 확인하고 걷기 챌린지에 참여하면 커피쿠폰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했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걷기 문화 확산으로 보행자들의 안전은 물론 건강도 챙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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