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미크론 변이가 21일경 국내 코로나19 우세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로부터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 안에 하루 확진자가 전날의 2배로 늘어나는 이른바 ‘더블링’ 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게 당국의 판단이다.
○ 오미크론 유행 시 감염 규모 매주 2배로
해외에선 이런 현상이 이미 현실화됐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19∼25일) 미국 내 일평균 확진자는 약 18만 명이었다. 그런데 12월 마지막 주(26일∼1월 1일)에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내 우세종이 되자 일평균 확진자가 39만 명으로 치솟았고 1월 첫째 주(2∼8일)엔 일평균 확진자가 70만 명이 넘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을 주도하는 순간 확진자가 2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난주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 일주일(13∼19일) 일평균 국내 신규 확진자는 4333명으로 전주(3599명)보다 20.4% 늘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변이를 대체할 경우 확진자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기간 비수도권의 신규 확진자가 32.9% 늘면서 증가폭이 수도권(18.8%)보다 컸다. 18일 오후 5시 기준 비수도권 코로나19 전담 병상 가운데 사용할 수 있는 비율은 62.5%로 한 주 전의 65.9%보다 줄었다. 만약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대유행이 현실화된다면 상대적으로 병상 확보가 더딘 비수도권에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방역체계 전환은 지지부진
정부는 14일 오미크론 변이에 대비한 방역 대책을 발표하면서 하루 확진자가 5000명을 넘기 전까지 △동네의원의 코로나19 진단 검사 체계 마련 △재택치료 응급 핫라인 구축 △거점 생활치료센터 기능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19일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섰지만 아직 완료된 게 없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재택치료를 할 때 동거인 감염을 막기 위해 KF94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한 정도가 전부다.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은 먹는 치료제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총 39명만 약을 받았다. 하루 1000명 넘게 처방할 수 있다던 정부 발표에 비해 턱없이 적다. 손 반장은 처방 건수가 적은 이유에 대해 “팍스로비드 처방에 앞서 해야 할 사전 검사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 확진자가 7000명이 넘으면 가동하기로 한 ‘오미크론 대응 체계’가 제대로 시행될지도 미지수다. 코로나19 환자 치료의 중심을 동네의원의 외래 진료 위주로 바꾸는 것 등이 주 내용이었지만 아직 관련 지침도 바뀌지 않았다.
○ 접종 6주 이내 입원하면 방역패스 적용 예외
지금은 코로나19 완치자나 중대한 백신 이상반응 등 의학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에 예외를 둔다. 정부는 24일부터 이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게 접종 후 6주 이내에 이상반응으로 병원에 하루라도 입원한 경우다. “접종 이상반응에 해당한다”고 적힌 의사 진단서와 입원 확인서를 들고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하면 접종 예외자로 등록할 수 있다. 접종 후 뇌전증이나 급성 콩팥 손상, 길랭바레증후군 등 이상반응을 신고했지만 ‘인과성 근거 불충분’ 판정을 받은 경우도 접종 예외로 인정되는데, 이들은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예외 확인서가 발급된다.
김유미 중앙방역대책본부 일상방역관리팀장은 “접종 예외를 인정받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접종을 못 하는 건 아니다”라며 “본인 건강이 호전돼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꼭 접종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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