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도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해 태아로 전해지는 수직감염은 일어나지 않지만 태아에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20일 미국 미시건주 소재 웨인주립대학교 의과대학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의 공동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임신부의 태반을 감염시키지 않고도 태아 염증을 유발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며 지난 1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해당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후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는 15만명이 넘는다. 대부분의 임신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무증상 또는 경증에 그쳤으나 조산 및 사산 또는 임신중독의 일종인 자간전증 발생 위험이 증가해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임신부 23명을 모집해 연구를 진행했다. 23명 중 12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그 중 8명은 증상이 없었고 1명은 경증 그리고 나머지 3명은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분만 후 산모의 혈액 및 제대혈 분석 등을 통해 신생아들의 면역반응을 비교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들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산모, 신생아 및 태반에서 염증성 면역반응이 확인됐다. 모든 코로나19 감염 임신부의 혈액에서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 인터루킨8(IL-8), IL15 및 IL-10이 활성화 된 것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감염된 산모에서 태어난 아기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증거가 없었음에도 높은 수준의 IL-8이 발견돼 염증 반응이 나타났던 것이 확인됐다. 또 코로나19 항체인 면역글로불린G(IgG) 및 IgM이 발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IgG의 경우 엄마로부터 받은 코로나19일 가능성이 높지만 분자량이 큰 IgM의 경우 태반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즉 IgM의 경우 태아에서 발생한 면역반응으로 생겨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또한 코로나19 감염 산모의 태반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증거가 없었지만 면역세포의 비율이 바뀐 것을 확인했다. 신생아의 제대혈 또한 마찬가지로 면역 반응이 활성화됐던 흔적이 있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에서 태반이나 태아가 감염됐다는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태아의 면역체계가 산모의 코로나19 감염에 영향을 받아 면역 반응이 유도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면역반응 등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권하며 “이번 연구 결과가 임신부들의 코로나19 감염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향후 이 염증 과정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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