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화천대유 측에 5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자금의 용처를 살펴보고 있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50억 클럽’ 의혹의 당사자 중 1명인 박 전 특검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5억원을 건넨 사실을 파악하고 그 배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자금이 건네진 건 2015년 4월 초순께로,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 나서였다고 한다. 검찰은 이 자금이 화천대유의 사업협약이행보증금에 사용됐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 매체는 이날 김씨와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의 녹취록에도 이와 관련한 발언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녹취를 보면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박 전 특검과 인척 관계인 분양업체 대표 이모씨에게 지급하기로 한 돈 문제를 꺼내면서 “우리 법인 만들 때 돈 들어온 것도, 박영수 고검장 통해서 들어온 돈”, “(이씨) 통장에 그것은 해줘야 해” 등의 이야기를 했다.
박 전 특검의 5억원이 대장동 사업 초기에 투자금 차원에서 흘러갔고, 이에 따른 투자 수익을 보장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김씨 측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김씨 측은 박 전 특검으로부터 5억원을 받은 것은 맞지만 이는 빌린 것이고, 이미 갚아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씨 측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단순 차용거래여서 아무 문제 없다. 이미 다 갚았다”며 “검찰에서 조사 다 끝났다”고 했다. 이어 사업협약이행보증금에 사용됐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디테일은 잘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정상적 사업자금으로 빌렸고 제대로 갚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전 특검 측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씨가 이씨로부터 화천대유의 초기 운영자금으로 차용한 돈”이라며 “그 (차용) 과정에서 김씨와 이씨 사이에 자금거래 관계를 명확히 하자는 취지에서 김씨 등이 부탁해 박 변호사(전 특검) 계좌를 통해 이씨→박 변호사→화천대유 공식 계좌로 이체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박 변호사는 당시 선의로 승낙한 것으로 그 후로는 돈의 사용처나 두 사람 간의 정산문제 등 금전 거래가 어떻게 정리됐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관여한 바도 없다”며 “이미 소명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제가 된 ‘50억원’ 부분은 수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아는 바 없다”고 덧붙였다.
‘50억 클럽’ 의혹은 지난해 10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정영학 녹취록에 있다’고 언급하며 수면위로 올랐다. 박 전 특검의 이름도 이때 언급됐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배경, 그의 딸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배경 등을 의심받고 있다. 또한 인척 관계인 분양업체 대표 이씨가 김씨로부터 100억원가량을 받아 한 토목건설업체 대표에게 전달한 의혹도 일었는데, 이 과정에서 자금 일부가 박 전 특검에게 흘러갔을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박 전 특검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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