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 17시간 동안 여중생에게 오물·식초를 먹이거나 상의를 벗겨 모욕을 주는 등 가혹한 집단폭행을 저지른 10대들과 성인 9명이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7일 공동상해·공동강요 등 혐의로 20대 남성 5명과 10대 여성 4명 등 총 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가운데 범행 가담 정도가 큰 20대 남성 A 씨와 10대 여성 2명은 구속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2월 25일 정오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장정 17시간 동안 중학생 B 양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모두 B 양과 같은 중학교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전날인 24일부터 경남 김해 한 원룸에 모여 술을 마시던 이들은 B 양이 기분 나쁜 말을 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돌아가면서 담뱃불로 B 양 얼굴을 지지거나, 초고추장·식용유·오물 등을 억지로 마시게 하는 등 가학적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또 B 양의 상의 옷을 벗기는 등 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이들은 B 양에게 일부러 칼을 쥐여준 뒤, 자신들을 위협하는 듯하게 연출한 영상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자신들의 범행이 마치 정당방위인 것처럼 꾸민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이후 3일이 지난 뒤에서야 피해자 부모는 피해 신고를 경찰에 접수했고,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CCTV와 가해자들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가해자들을 특정했고 9명 전원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내용이 중하다고 보고 관할 경찰서뿐 아니라 경남경찰청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등이 공조해 발생 하루 만에 가해자 대부분을 검거하는 등 초동 조치가 발 빠르게 이뤄졌다”며 "본청에서 수사 담당 직원 한 명을 경사로 특진시키기로 했다. 이 밖에 수사에 공이 큰 직원 2명에게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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