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가 강제추행” 주장했지만 법원은 무죄 선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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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21일 0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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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채 조수석에 탄 여성승객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택시기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손정연 판사는 준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택시기사 40대 이모씨(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2020년 5월3일 조수석의 여성승객 A씨의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2월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 A씨는 이씨가 손가락을 노골적으로 특정 신체부위에 삽입하고 만졌다고 진술서에 기재했다.

이후 A씨는 경찰조사와 재판과정에서 진술을 두번 바꾼다.

사건 4일 뒤인 5월7일 경찰조사에서 A씨는 ‘속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이씨가 바지를 내리고 만지긴 어려울 것 같고 속바지 위쪽으로 만졌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진술 일부를 변경했다.

이후 재판에서 A씨는 ‘허벅지쪽에 이씨의 손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한데 특정 신체부위를 만졌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을 또 바꿨다.

다만 A씨는 잠을 자고 있던 자신이 눈을 뜨자 이씨가 허벅지를 흔드는척 깨웠고, 신용카드를 제시했음에도 카드결제 내역이 남아있지 않았으며, 10여분 걸리는 거리를 1시간가량 주행했다는 점을 들어 이씨가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택시 구조에 비춰볼 때 이씨가 왼손으로 핸들을 잡은채 몸을 비틀지 않으면서 오른손으로 조수석에 앉아있는 A씨의 특정부위를 만지기는 상당히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술에 취해 목적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바람에 헤맸을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주행거리가 길어져 택시요금 일부만 현금으로 받았을 수 있다는 이씨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아울러 A씨와 A씨 지인의 수사기관 진술만으로는 A씨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이씨가 추행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며 달리 인정할 수 있는 증거도 없다고 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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