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한 글씨로 “마스크 필요한 분들 위해”…저금통 익명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3일 17시 40분


익명의 시민이 대명6동 행정복지센터 문 앞에 은색 저금통을 두고 갔다. 2022.01.22 (사진=대구시 남구)
익명의 시민이 대명6동 행정복지센터 문 앞에 은색 저금통을 두고 갔다. 2022.01.22 (사진=대구시 남구)
19일 오전 7시 반경 대구 남구 대명6동행정복지센터 앞. 이날 아침 가장 일찍 출근한 정경도 사회복지담당 주무관(39)이 복지센터 입구에 놓인 깡통 저금통 하나를 발견했다. 높이와 지름이 각각 20cm가량인 저금통을 들어보니 제법 묵직함이 느껴졌다.

정 주무관이 저금통을 들어 살펴본 결과 “(금액이) 적어 죄송합니다. 마스크(가) 필요한 분을 위해 서(써) 주세요!”라는 글귀가 윗부분에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었다.

행정복지센터 전 직원이 함께 모여 저금통을 뜯어보니 1원짜리부터 1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들로 가득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버스 토큰도 여러 개 있었지만 지폐는 한 장도 없었다.

저금통에 담긴 돈은 총 4만320원. 직원들은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일부 직원들은 “익명의 기부자를 찾아 보답해야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복지센터 측은 기부자의 마음을 배려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지 않기로 했다. 신동명 대명6센터장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마스크를 구입해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안동에서도 익명의 기부자가 나타났다. 안동시에 따르면 자신을 ‘안동 라면 할머니’라고만 밝힌 기부자가 20일 시에 라면 100상자를 기부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이 분은 2019년부터 4년째 라면을 기부해오고 있다. 어려운 어르신과 아이들을 위해 골고루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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