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39층 야외정원을 떠받치던 PIT층(배관 및 설비층)의 수직벽 붕괴가 ‘방아쇠’ 역할을 해 23∼38층 붕괴를 촉발한 정황을 파악했다. 지지대(동바리)가 없고 콘크리트 양생(완전히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작업)이 부실했던 아래층들이 무너진 콘크리트를 감당하지 못해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01동 39층 야외정원 바닥을 지탱하던 PIT층의 콘크리트 수직벽 9개가 무너진 것을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39층은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 야외정원 등이 있으며 바로 아래 PIT층이 떠받치는 구조다.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를 떠받치는 PIT층 높이는 1.5m로 수직벽과 지지대가 모두 설치됐다. 그러나 야외정원을 지탱하는 PIT층 높이는 45cm에 불과해 지지대 없이 수직벽 9개만 설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는 39층 야외정원 아래 집중됐다. 경찰은 정원에 나무 등을 심으려다 보니 PIT층 높이가 낮아져 지지대를 설치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수직벽만으로는 39층을 지탱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리고 총괄 지원하기로 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이다. 소방청도 ‘전국 소방력 동원령’을 발동하고 전문 구조대원 14명을 구조 작업에 추가 투입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와이어 보강 등으로) 타워크레인 전도 위험성이 크게 낮아진 만큼 24일부터 수색 및 구조작업을 24시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23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설명회에서 “즉각 영업정지가 발생해 재건축 사업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