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차별 안돼요” 아이들 마음엔 국경이 없다 [기자의 눈/신희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4일 03시 00분


[히어로콘텐츠/공존]

신희철·사회부
신희철·사회부
“어른들이 다문화 친구를 차별하는 거 보면 이해 안 돼요. 다문화라고 공부 못하는 게 아니에요. 중국인 친구, 파키스탄인 친구와 즐겁게 잘 지냈어요.”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원곡초를 졸업한 김미나 양(16)은 원곡초에서의 생활을 따뜻하고 즐겁게 추억했다. 재학 당시 학교에 이주배경 학생 비율이 90%에 달했지만 이주민 친구들을 크게 다르게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이주민 친구들은 쉽고 재미있게 세계를 배우는 기회가 되어 줬다. 김 양은 “학교에서 히잡을 둘러보고 일본 음식, 인도 카레도 먹어봤다”며 “원곡초를 나온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본보가 17일부터 5회에 걸쳐 보도한 ‘공존: 그들과 우리가 되려면’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취학 전 아동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국적이나 피부색에 대한 선입견이 적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이주민이 많은 학교는 학습 수준이 떨어진다’는 편견으로 마음에 ‘국경’을 긋는 어른들보다 문화적 수용력이 높았다.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문화적으로 잘 어울리는 ‘공존 마인드’를 지키려면 어른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다문화 교육은 이주배경 학생만 받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안산에서 만난 이주배경 청년 A 씨(26)는 학창 시절 다문화 수업이 상처로 남아있다. 외국 출신 학생만 따로 불러 한국 문화를 가르쳐 국적이 다르다는 점이 더 각인됐단 얘기였다. 이주민 아이들뿐 아니라 한국 아이들도 함께 서로를 이해하는 교육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또 다른 이주배경 청년 B 씨(22)는 ‘다문화 가정’이란 명칭도 바뀌길 바랐다. 국내 유럽이나 미국 출신 이민 가정은 ‘글로벌 패밀리’라고 칭하고,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출신은 달리 부르는 건 차별적이란 취지다.

우리의 인식이 변하면 이주배경 아이들은 우리 사회를 좀더 건강하고 풍요롭게 할 수 있다. 4회에 소개된 인도네시아계 한국인 윤대성 씨(20)는 두 국가의 문화와 언어에 능통한 장점을 살려 인도네시아에 K푸드를 알릴 계획을 세운다. 스리랑카계 서현식 씨(29)는 경기 안양 YMCA에서 안양시민들을 돕는다. 이주민 2세들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는 지금 우리에게 달려 있다.

#다문화 차별#다문화 가정#이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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