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당국을 중심으로 학생수 급감을 반영해 유·초·중등교육에 투자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자 교육부와 교육계가 반격에 나섰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 제도 개선 추진단’(추진단)을 구성하고 24일 첫 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정종철 교육부 차관이 단장을 맡아 직접 챙긴다. 시·도 교육청,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교육재정·경제학·행정학 등 학계 전문가, 교원·학부모 단체 대표 등 총 20여명으로 구성했다. 지난해 교육부 정책중점연구소로 신규 선정된 ‘교육재정중점연구소’(소장 강원대 남수경 교수)와 한국교육개발원(교육재정연구실)이 함께 참여해 연구지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추진단 구성은 재정당국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삭감’에 대한 교육계의 방어로 볼 수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가 재원이다. 시·도 교육청 재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유치원과 초·중·고 교육에 투입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학생수 감소에 맞춰 내국세와 연동된 교부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2년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이런 방침을 밝혔고, 4월 이후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학생수보다는 학교와 학급, 교원수가 교육재정수요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예산을 줄일 경우 교육여건이 악화될 우려가 있고, 미래교육에 대비해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지방교육재정의 투자 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입장이다.
추진단은 부처 협의를 앞두고 교육계 대응 논리를 만들고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추진단 운영을 통해 지방교육재정을 둘러싼 각종 현안을 면밀히 진단하고 정책연구, 토론회, 현장 의견수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면서 관계부처, 시·도 교육청과 협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첫 추진단 회의에 이어 ‘지방교육재정 제도 개선 관련 전문가 토론회’를 열어 지방교육재정 현안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한다. 토론회에는 학계 전문가와 시도교육감협의회, 학부모·교원단체 대표와 함께 교육부와 기재부 담당 국장, 재정정책연구원장가 참여한다.
기조발표는 국내 대표적 교육재정 전문가인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가 맡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제도의 취지와 역사를 짚어보고 제도 개선 관련 쟁점과 향후 과제를 분석·제시한다.
윤홍주 춘천교대 교수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사회에 대응한 유·초·중등교육 투자 전망과 재원확보 방안을 발표한다. 하봉운 경기대 교수는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공동사업비 제도 운영 모형과 추진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선호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재정연구실장은 지방교육재정 구조의 특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를 통한 우리나라 교육여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일부에서 제기되는 재정개편 요구에 대해 검토한다.
정종철 교육부 차관은 “학령인구 감소는 당면한 현실이나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라며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인재를 양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추진단 구성을 계기로 교육의 질과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 교육정책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교육재정 운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내실 있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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