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지난해 200만 건이 넘는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한 것으로 24일 나타났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 개인정보 제공 현황’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난해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국정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4대 수사기관에 총 211만7190건의 개인정보를 제공했다. 병원 방문 날짜와 병원 이름이 적힌 ‘요양급여 내역’, 직장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자격 급여 내역’ 등이 조회 대상에 포함됐다.
기관별로는 △경찰 185만9875건 △검찰 25만5696건 △국정원 1423건 △공수처 196건 등 순으로 많았다. 건보공단 측은 당사자가 정보 제공에 동의했거나 수사 목적이 구체적인 경우에 한해 필요 최소한도의 자료를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수사기관들은 수사 대상자의 직장 및 위치 등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이 같은 자료를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자료 요청은 현행법 위반은 아니지만 과도한 자료 등을 요청하는 경우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온 적이 있다. 헌재는 2018년 8월 김명환 전 철도노조 위원장 등이 “건보공단이 경찰에 (수배 중이었던 김 전 위원장의) 요양급여 내역을 제공한 것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경찰이 다른 수단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는 상황에서 요양급여 조회라는 방식을 택해 김 전 위원장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결정이었다.
다만 헌재는 “수사기관이 공사 등에 수사 관련 사실조회,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조항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권한을 부여할 뿐 공사에 협조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조항이라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하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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