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회사들이 사회적 합의 이행 사항을 잘 준수하고 있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택배 파업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택배노조를 향한 비난 여론이 더 커지고, 파업 동력 및 명분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24일 택배기사 과로방지 사회적 합의 시행에 따른 이행상황 1차 현장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택배회사들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 민관 합동 조사단은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25개 터미널을 불시점검했다.
점검에 따르면 25개 터미널은 모두 분류 전담인력을 투입했거나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 참여하면 별도 비용을 지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점검지에서 분류인력이 전부 투입돼 택배기사가 완전히 분류작업에서 배제된 곳은 7곳(28%)이며, 분류인력이 있으나 택배기사가 일부 분류작업에 참여하는 곳은 12곳(48%), 택배기사에게 별도 분류비용만을 지급하는 곳은 6곳(24%)이다.
일각에선 이같은 결과로 인해 사실상 택배노조의 파업 동력과 명분이 크게 상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합물류협회는 이날 국토부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택배노조에서 주장하는 사회적합의 불이행이라는 파업의 근거가 사라졌다”며 “택배노조는 즉각 파업을 중단하고 조건 없이 현장에 복귀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노사정이 체결한 사회적 합의 이후 CJ대한통운이 택배요금을 170원 인상했지만, 인상분을 택배노동자 처우 개선에 쓰겠다는 합의 내용과 달리 대부분을 회사 이윤으로 돌리고 있다며 5차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CJ대한통운이 합의를 불이행했다며 사회적 합의기구 재소집 및 정부 대응을 요구해 왔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토부 발표는 상당히 영향 클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노조 주장에 정부가 힘이 실어주고 택배 회사들이 협상 테이블로 나와서 양보하라는 흐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론 역시 파업에 부정적인 분으로 돌아섰다”며 “파업의 동력을 잃었고, 명분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가 계속 끌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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