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클루주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2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드게임(최종단계)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볼만하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클루주 소장은 “유럽의 오미크론 변이의 급증세가 진정되면 많은 사람이 면역력을 갖춰서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풍토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증화율(감염자 중 위중증자와 사망자 비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 집단면역이 형성, 코로나19가 ‘계절성 감기’처럼 될 수 있다는 얘기다.
18일 기준 WHO에 따르면 유럽과 중앙아시아 등 53개 국가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중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15%를 차지했다. 일주일 전 6.3%에서 2배 이상으로 뛰었다. 클루주 소장은 3월까지 유럽 인구의 60%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중증화율은 델타 변이의 3분의 1~4분의 1 수준이다.
AFP통신은 유럽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되면 대다수가 면역력이 생겨 몇 주, 몇 달은 잠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루주 소장은 “연말 코로나19가 다시 돌아오더라도 팬데믹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나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영국 프랑스 남아공 오미크론 변이는 확산 뒤 약 한달 후 정점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직전 일주일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시점부터 10% 이상 줄어든 시점(정점)까지 걸린 기간이 남아공 하우텡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이 평균 27일이었다는 것. 이를 일본 도쿄에 적용하면 다음 달 초 정점을 맞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추정했다. 도쿄는 이달 22일 기준 신규 감염자가 1만1227명으로 사상 처음 1만 명을 넘었다. 23일에는 9468명이 감염됐다.
최근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미 ABC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사례가 급격이 감소하는 등 상황이 좋아 보이고 있다”며 낙관론을 꺼내들었다. WHO 아프리카 지역사무소는 “지난주 오미크론 변이가 주도하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정점을 찍은 뒤 감염 사례가 급감했고, 사망자도 줄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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