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국내 유행의 우세종화가 됐다. 정부는 오미크론의 우세종화를 예상하고 대응 체계 전환을 예고했지만, 현장에서는 준비가 더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초 검사 및 진료를 담당할 동네 의원들의 준비 상황은 중구난방이고, 50대 이하의 3차 접종률도 제자리다. 사회필수 인력들의 확진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 대비도 제대로 되고 있는지 물음표가 붙는다.
2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8517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8000명선을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같은 확진자 급증은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주요 변이 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3주차 국내 오미크론 변이의 검출률은 50.3%로 유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화율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를 대응하기 위해 기존 PCR검사를 고위험군에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이외 사람들은 자가검사키트·신속항원검사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1차 검사·진료는 동네 병·의원 중심으로 전환하게 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동네 병·의원의 준비 상태가 각 지자체마다 다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보건소가 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고, 또 다른 지자체에서는 제대로 된 지침이 내려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은 “패러다임이 오미크론으로 바뀌었는데, 제대로 준비된 지자체가 몇 군데나 있나. 거의 없다”며 “재택치료 기간 동안 신분도 안 밝히고 대충 연락해서 물어보고 하는데 그건 진료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증상이 악화되면 외래 진료를 받을 만한 방안이 없어 보인다”며 “재택치료를 받다가 아프면 병원으로 가야하지 않나. 아직은 의료체계가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우려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브리핑에서 “동네 의료기관에서 대응체계를 전환하는 것은 한꺼번에 하기 어렵다고 보고 계속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3차 접종률은 57.6%를 기록했다. 전날 57%에 비해 0.6%p(포인트) 소폭 상승에 그쳤다. 60대 이상 고연령층이 지난해 12월 집중 접종으로 84.9%로 높지만, 50대 이하의 접종률이 낮아 50%대에 머무르는 것이다.
방대본이 3차 접종군과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비교군을 비교한 결과 75세 이상 연령층(화이자 3번 접종)에서는 중화항체가가 113.2배 상승했다. 가장 중화항체가가 낮게 상승한 경우(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교차 접종 후 화이자로 3차 접종)도 10.5배로 중화항체가가 상승했다.
경구용 치료제도 본격적으로 도입했지만, 이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도 아쉽다. 경구용 치료제는 초도물량 2만1000명분, 1월 내 3만1000명분이 들어올 예정이지만, 20일 기준 109명이 처방받은 것이 전부다.
경구용 치료제는 고령층에 우선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고령층이 자주 복용하는 약물 중에 병용 금기 약물이 많아 쉽사리 처방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병상이 모자라는 선까지 중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 경구용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사용하고, 추가접종률도 지속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규모 확산으로 의료·소방·경찰 등의 ‘사회 필수기능 유지’(Business Continuity Plan, BCP)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도 필요하다.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접종완료자(2차 접종 후 90일 이내, 3차 접종 후)가 밀접접촉인 경우는 자가격리 없이 수동감시를 실시하기로 했다. 사회 필수기능 관련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읽힌다. 다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아직이다.
지난 델타 변이 유행에서도 12월 확진자가 7000명대로 발생하자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해 대기하는 환자도 1000명 선을 넘어서면서 행정적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오미크론 확산이 유행하면서 코로나19 담당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4일 기준 24명 발생해 30% 이상은 재택근무, 대면업무 최소화 등을 실시 중이다.
정 청장은 “방대본에서 종합적인 BCP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각 부처별로 분야별 특성을 반영해 BCP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돌봄·치안·소방 등의 경우가 해당되고, 각 사업장별로는 부처를 통해 요청드리고 있다. 기관 특성에 맞는 BCP를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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