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택배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내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에서 노조 파업이 한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조가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의 책임이 CJ대한통운에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택배노조)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CJ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파기한 장본인은 CJ경영진”이라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 과로방지대책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며 이날로 29일째 파업에 나섰고 단식 농성은 20일을 맞았다.
지난해 6월 정부·택배사업자·민간단체가 모인 ‘사회적 합의 기구’는 택배 기사를 분류 작업에서 제외하는 등 택배기사 처우 개선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택배요금이 인상돼 CJ대한통운의 연간 총 요금인상분이 5000억에 달하지만, 이를 택배 기사 처우 개선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게 노조의 핵심 주장이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은 연 5000억원의 택배 요금인상분 중 3000억원을 자신의 이윤으로 빼돌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요금인상분 170원 중 분류 작업 비용으로는 56원만 쓰는 것이 CJ 자체 발표 내용”이라며 “과로사 핵심 요인인 장시간 노동을 줄이는 데에는 노동자가 분류 작업에서 제외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이 지난 17일 ‘72시간 공식대화’를 받아들이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은 자신의 사용자성을 부정하고, 설 택배대란을 막기 위한 택배 노조의 모든 제안을 ‘계약관계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부했다”며 “문제 해결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토교통부가 사회적 합의 이행 현장 점검 결과를 발표한 다음날 이뤄졌는데, 노조는 국토부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국토부가 “합의 사항이 양호하게 이행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택배노조는 “국토부가 CJ대한통운에 면죄부를 줬다”며 “기사들이 여전히 9시 이전에 출근해 분류 작업을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합원 아닌 일반 기사들이 ‘국토부 직원이 오면 택배기사인 제가 (분류인력을 위해 고용된) 알바처럼 분류 작업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파업 사태 근본 원인이 택배 요금 인상분이 사용을 합의에 따라 정상적으로 집행하고 있느냐 이 문제는 이행 점검 대상에서 고려조차 안 됐다”며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회적 합의 이행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CJ대한통운을 규탄하겠다”며 “2월11일 서울을 중심으로 노동자대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택배노조 기자회견은 서울을 비롯 ▲인천 ▲경기 ▲충북 ▲대전 ▲세종충남 ▲전북 ▲광주 ▲전남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강원 ▲제주 등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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