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조(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의 파업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원들이 업무 현장에서 비노조원들을 상대로 횡포를 부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통운 비노조연합 관계자는 26일 유튜브를 통해 노조원들이 새벽부터 집배점에 나와 물건을 지키며 비노조원들의 배송을 방해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집배점장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택배를 정리하고 있다. 이때 한 노조원이 다가와 집배점장을 물병으로 툭툭 치기 시작한다. 집배점장이 대꾸하지 않자 이 노조원은 점장이 애써 정리한 택배를 발로 차 무너뜨린다.
노조원 다수가 몰려와 집배점장을 둘러싸고 위협하기도 했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한 노조원은 집배점장을 밀치고 택배를 발로 찼고, 또 다른 노조원은 집배점장이 밖으로 빼내 정리한 물건을 다시 안으로 집어 던졌다.
참다못한 집배점장이 경찰을 불렀지만 경찰은 이들을 분리할 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밖에 다른 영상에서도 노조원들이 일하겠다고 나선 비노조원의 멱살을 잡고 위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한 노조원이 파손면책 스캔을 찍은 뒤 의도적으로 고객의 택배를 파손하는 장면도 나왔다. 해당 노조원은 커다란 택배를 탑차 끄트머리에 강하게 두 번 내리치더니 차 안쪽으로 휙 던져버렸다.
비노조원 관계자는 영상에서 “노조원이 대체 배송을 막고, 배송을 못 하니 기록을 남기려고 운송장을 찍는 것마저 방해한다”며 “이것이 바로 여러분의 소중한 택배가 배송되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인상한 택배 요금을 사측이 과도하게 차지하고 있다”면서 ‘공정 분배’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비노조 택배기사들은 “노조원들이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난 23일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택배노조 파업 철회 촉구 집회를 개최하며 맞불을 놨다.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노조와 비노조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분위기다. 그러나 마땅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온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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