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의 자원순환센터 건립 자금 115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24일 붙잡힌 구청 공무원이 경찰 조사에서 횡령한 돈 77억 원을 주식 투자 등으로 날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강동구청 일자리경제과 전직 주무관 40대 김모 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횡령한 돈으로 주식 투자를 했으며 구청 계좌로 되돌려 놓은 38억 원을 뺀 77억 원을 모두 잃어 남은 돈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 계좌 등을 추적해 숨겨둔 자금이 있는지를 밝힐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년 3개월 동안 구청 회계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가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비용으로 지급한 구청 자금을 빼돌렸다. 이 자금은 임의로 출금할 수 없는 전용 계좌로 받아야 하는데 자원순환센터추진과 등에서 일하던 김 씨는 허위 공문을 보내 다른 구청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어 1회 출금한도인 5000만 원을 채워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일을 되풀이했다. 5000만 원씩 10회에 걸쳐 총 5억 원을 하루에 이체한 날도 있었다고 한다.
김 씨가 범행을 지속하는 동안 구청 내부감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김 씨가 범행을 멈추고도 1년 만에야 자원순환센터 건립 관련 업무를 담당한 후임 공무원이 수상한 점을 확인하고 구청에 제보해 덜미를 잡았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단독 범행’이라며 “(건립 자금) 금액을 보는 순간 욕심이 생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의 범행이 오랜 기간 지속된 것으로 미루어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날 업무상 횡령 혐의로 김 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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