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취소에 소송전…서울 자사고 2년 반 갈등史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27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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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관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의 소송전을 멈추겠다고 선언하면서 서울 지역에서는 자사고 지위를 놓고 벌어진 2년 반 동안의 갈등에 일단 종지부가 찍혔다.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 7월 자사고 운영성과(재지정) 평가 결과,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대부고 이상 8개교가 기준점수 70점에 미달해 탈락했다고 발표했다.

교육청은 같은 해 청문과 교육부 장관 동의를 구해 이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 이들 학교가 소송전에 나설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다.

당시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자사고들은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 제출을 거부하는 등 교육청과의 ‘강대 강’ 대치를 이어오던 상황이었다.

박근혜 정부 시기였던 2014~2015년 1기 재지정 평가 때와 달리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기준점수가 60점에서 70점으로 높아졌고, 조 교육감도 고교체제 개선을 이유로 수차례 자사고 폐지에 나서겠다고 거론해 왔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2019년 8월 지정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 교육 당국의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를 법원에 제기했다. 같은 달 30일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 자사고들은 지위를 유지한 채 신입생을 뽑을 수 있게 됐다.

약 1년 반 뒤인 지난해 5월, 법원은 서울지역 자사고 2개교씩 총 4차례 나눠 열린 본안소송에서 모두 교육청의 평가가 부당하다며 자사고 측 손을 들어줬다.

각 재판부는 뒤늦게 평가기준을 바꾸고, 이를 소급 적용해 자사고들이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평가 점수를 충족하지 못하게 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소송에서 전패한 조 교육감은 즉시 항소 뜻을 밝히면서 특권교육 폐지로 대표되는 고교교육 정상화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조 교육감은 1심 판결 선고 직후 낸 입장문에서 “거친 풍랑에도 불구하고 배는 목적지에 도달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고교교육 정상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송전이 길어지면서 대치하던 자사고 측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소송에서 승소한 8개교 중 1곳인 숭문고가 지난해 8월 교육청에 일반고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교육청도 숭문고를 상대로 법원에 제기한 항소를 철회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 당국의 오랜 자사고 폐지 정책으로 자사고들은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등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놓였다.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2025년 모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고, 같은 해부터 전국 고교에 고교학점제가 시행된다는 점도 악재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12일 부산 해운대고가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자사고 지정취소’ 행정소송 2심에서 승소하자, 교육계에서는 남은 7개교와 2심을 앞둔 서울시교육청의 패색이 짙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27일 오후 입장문을 내 “2019년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에 따라 지정취소 처분된 7개 학교와의 장기적인 법적 분쟁을 끝내고 항소 취하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2025년 예정된 자사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에 따라 그 의미가 축소된 소송을 끝내는 것”이라며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따른 새로운 고교체제 개편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더 충실히 부응하기 위함”이라고 소 취하 취지를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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