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개인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코로나 자가진단키트가 잇따라 품절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방역 체계가 변경되면서 품절대란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27일 약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스스로 검사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품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 정식으로 허가된 코로나19 진단시약은 총 74개이지만, 이 중 약국에서 개인이 구입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는 휴마시스와 에스디바이오센서, 래피젠이 제조하는 3개 제품이 전부다. 나머지는 전문가용이다.
이 같은 품절대란에 이어 정부가 오는 29일부터 오미크론 대응 체계를 수정하면서 자가진단키트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정부는 선별진료소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고위험군(역학 연관자, 의사소견서 보유자, 60세 이상 등) 대상으로 한정하고, 이외 대상은 자가검사키트로 먼저 검사한 뒤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하도록 방침을 변경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지금 회사는 이미 최대치로 자가진단키트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생산이 가능하진 않다”며 “해외에 나가는 물량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추가 여력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약국에만 공급하던 것을 이제 물량을 나눠서 선별진료소에도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래피젠과 자가진단키트를 공급하는 경남제약 측은 “품절사태에 따라 추가 발주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2월 초 정도가 돼야 추가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식약처는 이날 이들 제조업체 3곳과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수요 급증에 대비한 생산 확대, 국내 우선 공급 협조, 생산·출고량 관련 정보 협조, 가격안정을 위한 협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제조업체는 자가검사키트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공급할 예정이며, 정부는 생산량 확대분을 선별진료소 등에 우선 공급해 무료 검사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관계부처와 유통업계를 통해 자가검사키트 온·오프라인 시장 가격과 선별진료소, 약국 등 공급·분배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당분간 품절 사태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A씨는 “정부 지침이 나온 어제부터 자가진단키트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며 “한 명이 여러 개를 사가기도 하면서 현재 품절된 상태다. 당분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자가검사키트 제조업체 전체의 하루 최대 생산 가능량(수출물량 포함)은 약 750만개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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