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美 금리 인상 우려하는 IMF총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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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출신 경제학자인 IMF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저개발국가의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불가리아 출신 경제학자인 IMF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저개발국가의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4.4%로 예측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4.9%보다 0.5%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겁니다. 미국은 기존보다 1.2%포인트 낮춘 4.0%로, 중국은 0.8%포인트 내린 4.8%로 전망했습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과 경제 회복의 둔화, 그리고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 배경입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치인 5%에 달했고, 같은 기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7%에 육박했습니다. 40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선진국들은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시급한 저개발국들은 당장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없는 형편입니다. 만약 미국이 금리 인상을 통해 달러화의 가치를 높이면 달러 빚이 많은 저개발국들은 달러 유출로 힘들어집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69)는 바로 이 점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22일(현지 시간) 세계경제포럼 다보스 어젠다 영상 회의에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 달러 부채를 많이 가지고 있는 국가들에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치명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저개발국에 충격을 주어 세계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우려입니다.

현재 저개발 국가의 3분의 2가 과도한 부채로 곤경에 빠져 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기 연장 등 필요한 조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연준의 금리 상승을 멈춰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긴축 정책으로 전환할 때 예상치 못한 강도와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저개발국의 처지를 고려할 입장이 아닙니다. 미국은 공급망 문제에 임금 상승까지 겹쳐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물가를 빠르게 진정시켜야 합니다. 시장이 연준의 대응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세계 증시는 미국발 긴축 공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술주를 반영하는 나스닥지수도 크게 떨어졌고, 우리나라 코스피도 심리적 지지선인 2,800 선이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과연 미국의 금리 인상을 저개발국이 견뎌낼 수 있을까요. 세계 경제는 빠르게 인플레이션 국면을 탈출해 성장 동력을 회복할까요. 미국발 긴축의 시기와 규모, 그리고 속도에 따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달라질 겁니다.

#국제통화기금#imf#금리인상#크리스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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