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클릭! 재밌는 역사]엄격한 규율 속 자유로운 토론… 세계가 인정한 ‘유대인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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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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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선택한 민족이라는 강한 믿음, 전 세계 흩어진 유대인 결속하게 해
랍비들이 만든 생활지침서 ‘탈무드’… 경제, 노동, 윤리 방대한 지혜 담아
질문-토론 중시하는 ‘하브루타’ 교육, 오늘날 유대인 세계적 성공 이끌어

유대인들의 성지인 이스라엘 예루살렘 서쪽 성벽인 ‘통곡의 벽’ 전경. 유대인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평생 질문과 토론을 통해 탈무드를
 배우는데, 이러한 방식을 ‘하브루타’라고 한다. 하브루타 교육법이 창의적 학습 방식으로 여겨지며 다른 문화권에서도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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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의 성지인 이스라엘 예루살렘 서쪽 성벽인 ‘통곡의 벽’ 전경. 유대인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평생 질문과 토론을 통해 탈무드를 배우는데, 이러한 방식을 ‘하브루타’라고 한다. 하브루타 교육법이 창의적 학습 방식으로 여겨지며 다른 문화권에서도 관심이 높다. 동아일보DB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교 신자는 약 1450만 명입니다. 유대교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성립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유대인은 세계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지요. 오늘은 유대교의 역사와 유대인들의 교육 방식을 살펴볼까요.
○ 회당 중심 생활 속 ‘랍비’의 교육자 역할
유대민족은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아브라함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유일신 야훼는 아브라함을 선택했고, 아브라함은 유일신 야훼만을 섬기기로 계약을 맺습니다. 아브라함은 이라크 지역에 거주하다가 야훼의 계시를 받고 현재의 이스라엘 지역으로 이주합니다. 유목 생활을 하며 야훼를 섬기던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이스라엘을 떠나 이집트로 이주해 노예 생활을 하던 중 인구가 증가하며 히브리 민족을 이루었습니다.

히브리 민족은 아브라함부터 이스라엘 왕국이 성립되는 시기에 야훼에게 선택받았다는 믿음, 자신들이 살 땅을 약속받았다는 믿음, 유일하게 자신들만 구원받았다는 믿음 등을 소유하게 됩니다. 이러한 믿음과 의식을 선민사상이라고 부릅니다. 선민사상은 이집트 노예 생활 가운데서도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이후 선민사상은 히브리 민족이 멸망한 나라, 흩어진 민족을 결속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대 왕국 멸망 전의 유대교를 고대 유대교라고 부릅니다. 유대 왕국 멸망 후 고대 유대교는 다른 민족의 지배를 받는 기간 동안 큰 변화를 겪습니다. 우선 유대인은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을 완성합니다. 구약성경 중 유대인들은 율법서(모세오경)를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 시기 유대인들의 신앙생활은 예루살렘 성전 중심에서 점차 유대인 회당(시나고그) 중심으로 변화했습니다. 바빌로니아 포로기의 유대인은 성전에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거주지에 모임의 장소인 회당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회당은 점차 유대인이 거주하는 여러 지역에 세워졌습니다. 특히 일부 유대인이 로마에 저항하였다가 예루살렘 성전이 완전히 파괴된 서기 70년 이후 유대인은 터키와 유럽 지역으로 흩어져 살게 되었는데, 이 시기에 회당은 더 많이 세워졌습니다.

유대교의 경전을 필사하거나 해석하는 율법 학자인 랍비들은 유대인 공동체의 지도자가 되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랍비들은 오늘날 유대교의 중요한 경전인 탈무드를 5세기경 완성했습니다. 탈무드는 종교 법전 형식의 ‘할라카’와 재미있는 이야기 형식의 ‘아가다’로 구성되었으며,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유대인의 생활 지침서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탈무드는 구약성경의 27배 분량으로, 전권이 20권 약 1만2000페이지에 달합니다.
○ 질문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 방식 학습
그리스 사회에서는 철학과 예술에 종사하는 지식인이 김나지움에서 교육을 담당했습니다. 유대인들 중에서는 율법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랍비가 회당에서 교육을 담당했습니다. 히브리어 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되면서 고대 유대교의 전통은 헬레니즘 문화에 영향을 주었고, 헬레니즘 문화 역시 유대교의 성립과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대 문명이 교류하는 시기에 랍비들이 등장하였고, 이들에 의해 오늘날의 유대교의 원형이 성립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랍비는 유대인 공동체를 이끄는 영적 지도자, 교사, 재판 담당자, 생활 상담사 등의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랍비들은 모세오경에서 핵심 내용을 뽑아 삶의 규칙으로 만든 613개 조항의 ‘율법’을 완성하고 보급했습니다. 이 율법에는 안식일, 성경 필사, 음식 등 여러 생활 규정을 포함하고 있으며, 종파에 따라 지켜야 할 조항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랍비들은 세세한 ‘율법’을 삶에 적용하고 철저하게 지켜야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율법은 안식일 금지 규정입니다. 안식일에는 바느질, 농업과 목축에 관련된 노동, 글자를 쓰는 것, 불을 끄거나 켜는 것, 물건을 옮기는 일 등 39개에 달하는 금지 규정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금지 규정을 어기는 유대인은 공동체에서 처벌을 받았습니다.

랍비는 율법을 삶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탈무드의 교육을 매우 중요시했습니다. 탈무드는 내용이 방대하고 유대교의 관점에서 비즈니스, 노동, 범법 행위 등을 다루기 때문에 유대인이 아닌 경우 이해와 접근이 어렵습니다.

유대인은 가정과 학교에서 질문, 토론, 설명 등의 방법을 통해 평생 탈무드를 배우는데, 이러한 방식을 ‘하브루타’라고 부릅니다. 유대인은 율법과 탈무드를 하브루타 방식으로 공부하고, 그 배운 내용을 일상생활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것입니다.

오늘날 유대인은 인구에 비해 세계의 경제, 정치, 문화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 이유를 유대인의 전통적인 교육문화에서 찾고 있습니다. 유대인은 어려서부터 가정, 회당, 학교에서 율법과 탈무드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철저하게 배웁니다. 이 과정을 통해 유대인은 신과 인간의 관계, 다양한 인간관계, 돈의 가치와 효용성 등을 인문학적으로 이해하고 배우고 실천해 봅니다. 유대인은 평생 배우고 가르치는 방식으로 전통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대인#유대교#유대인의 교육#탈무드#하브루타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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