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확산]
의협, 코로나 진료 운영안 발표
감염 의심땐 ‘음성’도 재검사 권고… 일반 환자와 분리 대기공간 갖춰야
다음 달 3일부터 전국의 동네 병의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와 환자 치료에 나선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복잡한 행정 절차 탓에 이들의 진료 참여에 여전히 걸림돌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협의한 ‘코로나19 진료 병의원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벼운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병의원 신속항원검사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먹는 치료제 등을 처방받은 뒤에 귀가한다. 이후 7일 동안 해당 병의원이 환자의 재택치료를 관리한다. 환자 증상이 심각하면 의사가 관할 보건소에 연락해 입원할 병상을 찾는다.
의협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의사가 보기에 환자의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될 경우 다음 날 재검사를 하도록 권고했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역시 “음성이 나오더라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키고, 이틀 정도 간격으로 재검사를 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신속항원검사는 ‘위음성(가짜 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PCR 검사보다 높기 때문이다. 또 환자가 폐렴 증세를 보이는 등 상태가 나쁘면 신속항원검사 결과 전이라도 곧장 입원 병상 배정을 요청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진료 참여 의사를 밝힌 병의원은 전국 약 1000곳이다.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은 “많은 의사가 정부 계획에 참여하기로 한 만큼 빠른 시일 안에 참여 기관이 수천 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의심 환자와 일반 환자의 대기 공간을 구분하는 등 시설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설 연휴(29일∼2월 2일)도 끼고 있어 다음 달 3일부터 1000여 곳이 즉각 코로나19 진료를 시작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참여를 결정한 서울 서초구 지에프소아청소년과의원의 손용규 원장은 “원장실을 코로나19 검사 공간으로 개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루빨리 ‘오미크론 대응체계’로 전환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인데도 경직된 행정 절차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에서는 21일부터 동네 의원 30여 곳이 낮 시간에 재택치료 환자를 관리하고 오후 10시 이후에는 ‘서울시의사회 재택치료 지원센터’ 당직 의사가 응급 상담을 한다. 그런데 당직 의사에게 환자 진료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통합 ID가 발급되지 않아 응급 상황이 생겨도 신속하게 진료하는 게 어렵다.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지금은 ‘오미크론 비상’인 만큼 기존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대응 전환에 속도를 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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