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단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처리를 놓고 검찰 내부에서 갈등이 빚어진 가운데 성남FC가 후원금과 광고비 유치 시 과도한 성과급제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조계에서는 성남FC 후원금 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성과급이 자금세탁 용도로 활용됐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성남FC 내부 문건 ‘성남 FC의 세입성과금 지급 지침’에 따르면 성남FC는 기업 등으로부터 후원금과 광고를 유치했을 경우 기여한 직원과 공무원에게 최대 20%의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규정에 따르면 임직원은 광고 유치액의 최대 10%를 받을 수 있다. 공무원은 광고 유치액이 10억 원 미만일 경우 최대 20%를 받고 10억 원 초과인 경우 초과분의 10%를 더 받을 수 있게 했다. 20억 원을 유치한 공무원에게 최대 3억 원을 주는 식이다. 광고사 및 일반 시민은 광고 유치액의 20%를 지급하도록 했다. 후원금도 광고와 유사한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FC는 2015~2017년 두산건설,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6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160억여 원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동안 160억 원의 10~20%에 해당되는 16억~32억 원이 성과급 명목으로 지급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성남FC는 성남시의회 등의 자료 요구에도 성과급을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했는지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성남시 관내 기업들의 대규모 후원금이 집중된 2015~2017년경 성남FC에서 후원금 모집 등에 관여한 임직원 중 다수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측근들인 것으로 나타나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2016년 1월~2018년 3월 성남FC 대표이사를 맡은 이석훈 씨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후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 대표로 옮겼다, 이 씨에 이어 성남FC 대표가 된 윤기천 현 경기신용보증재단 감사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당시 비서실장이었다. 성남FC에서 후원금 모집 담당 실무를 맡은 A 씨도 이 후보가 2008년 총선에서 분당갑 지역구에 출마했을 때 통합민주당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았던 인사의 친조카다.
야권을 중심으로 후원금에 대한 성과급이 자금세탁 용도로 쓰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검찰 관계자는 “현금으로 빠져나간 돈은 그 용처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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