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잔해물에 매몰된 실종자 5명을 찾아 구조하는 작업이 설 연휴에도 이어진다.
29일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중수본)에 따르면, 붕괴 사고 발생 19일째인 이날에도 소방청 특수구조대원 등이 무너진 201동 건물 내 27~29층 2호실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인다.
앞서 지난 25일 오후 6시 40분 201동 27층 2호실 안방 위쪽 잔해 더미에서 두 번째 실종자 A씨가 혈흔·작업복과 함께 발견됐다. 혈흔을 토대로 유전자 정보(DNA) 분석을 통해 신원이 뒤늦게 파악됐다.
지난 27일 오전 11시 50분에는 201동 28층에 쌓인 잔해물 사이로 세 번째 실종자 B씨가 발견됐다. A·B씨 모두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집어넣은 정밀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위치가 파악된 상태다.
그러나 27~29층 2호실 구역은 최상층인 39층부터 겹겹이 내려앉은 바닥·천장 슬래브, 깨진 콘크리트 더미가 수북이 쌓여 있다. 게다가 철근·배관 등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구조대원 진입이 여의치 않다.
중수본은 유압·절단 장비 등을 이용해 콘크리트 슬래브를 깨부수거나 철근 가닥을 일일이 잘라가면서 통로부터 확보하고 있다.
특히 무너진 구조물이 잔뜩 쌓여 있는 27층이 아닌 28층에 천공기(원형 구멍을 내는 기계)로 32개 구멍을 내 성인 남성 1명이 오갈 크기의 통로를 통해 지지대로 틈을 벌리는 방식으로 조금씩 실종자를 향해 접근하고 있다.
또 29층 내벽을 뚫어 추가 통로도 확보했다. 무너져 내린 잔해 더미 위에서부터 파헤쳐 가며 실종자에 접근, 구조한다는 것이다.
겹겹이 쌓인 슬래브가 60도가량 기울어 접근에 어려움이 크다. 한때 군 특전사령부 장병 투입 여부도 검토됐으나, 우선 보류키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다만 군은 중수본의 인력·장비 요청이 있으면 적극 지원한다.
암벽 등반 전문가를 투입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중수본은 충분한 건물 안전 검토를 거쳐, 소형 굴삭기를 투입할 방침이다. 27~29층에 쌓여있는 잔해물(25t 가량 추정)을 보다 빠르게 치울 수 있는 만큼, 통로 확장에 힘쓴다.
소형 굴삭기를 통한 잔해물 제거 작업이 속도를 내면 가시적인 구조 성과가 있을 것으로 중수본은 보고 있다.
다만 실종자 추정 위치를 중심으로 곳곳이 낭떠러지인 데다가, 잔해물 제거 작업 중 곳곳에 균열도 발견돼 소형 굴삭기 투입 여부는 신중히 고려한다.
균열·추가 붕괴 우려가 큰 구조물 안정화 작업도 진행한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28층 일대에서 콘크리트 깨기, 철근 절단 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 구조 안전이 불완전한 2호실 내 복층 기둥을 보강하는 한편, 지지 없이 홀로 서 있는 외벽으로 넘어지는 것을 막고자 철골·‘H빔’을 추가 설치 중이다.
옹벽이 무너져 잔해물이 떨어질 것에 대비, 22층부터 30층까지 낙하 방지용 대형 쇠줄 30개를 설치한다. 구조대원과 보급품 운송을 위한 승강 장비(호이스트)도 오는 30일까지 갖춰진다.
대대적인 수색의 걸림돌로 꼽히는 육중한 콘크리트 슬래브 더미 등을 안전하게 치울 목적으로 타워 크레인 추가 투입도 추진 중이다.
앞서 붕괴 직후 비스듬히 기댄 크레인을 해체하는 데 쓰였던 이동식 크레인이 우선 추가 위험 요인인 잔해물을 제거하는 데 쓰인다. 다음 달 25일까지는 무너진 건물 중 건재한 종합버스터미널 측(북서쪽·201동 4호실 구역)에 대형 타워 크레인을 새롭게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와 구조물 등이 무너져 내려 하청 노동자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다. 붕괴 사흘 만에 지하 1층에서 발견, 사망 판정을 받은 노동자 1명을 제외한 5명은 아직 사고 현장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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