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엘 왜 안가” 차 몰아 식당 돌진…명절 폭력에 멍드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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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31일 0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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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요? 매년 돌아오는 지긋지긋한 악몽일 뿐입니다.”

어느 때보다 즐거워야 할 설 명절이 가족 구성원 사이 불화로 얼룩지고 있다. 덕담보다는 악담이 오가고 화합 대신 주먹을 주고받는 풍경이 낯설지 않을 정도다.

가족이 한데 모인 자리가 불만 표출의 장으로 전락한 셈이다.

31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2월 11~14일) 하루 평균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25건이다. 평상시 일평균 접수 건수(17건)보다 47% 높은 수준이다.

설 명절 가정폭력 사건은 줄지 않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일평균 28건을 잇달아 기록한 뒤 2019년 26건, 2020년 29건으로 제자리걸음이다.

가정폭력 사건 상당수는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폭력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부부는 물론 부모와 자녀, 친족 사이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일례로 수년 전 청주에서는 50대 남성이 차를 몰아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 출입문으로 돌진했다. 이 남성은 명절 때 시댁에 가지 않겠다는 아내에게 불만을 품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음성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힌 사례도 나왔다.

불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구성원 간 의견 충돌부터 재산 문제, 가사 노동 스트레스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다.

특히 평소 왕래가 없는 친지 사이에서는 오랜 시간 쌓인 불만이 일시에 폭발,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가정폭력은 늘 반복된다는 데 있다.

도내만 하더라도 올해 기준으로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이 262가구(A등급 121가구·B등급 141가구)나 된다. 지난해 추석 때와 비교해 14가구 증가했다.

가정폭력뿐만이 아니다. 연휴 기간 아동학대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2017년~지난해 설 명절에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은 18건에 이른다.

매년 설마다 되풀이하는 가정폭력·아동학대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

충북 경찰은 연휴 때 가정폭력·아동학대 사건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재발 우려 가정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사건 발생 시 수사 인력을 투입 신속 처리할 예정이다. 더불어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가·피해자를 즉시 분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가친척이 모이는 설 명절에 일어나는 불화는 곧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평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경찰도 선제 예방 활동으로 연휴 기간 가족 간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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