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오려나…” 명절에도 현장 못떠나는 광주 실종자 가족들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31일 17시 10분


23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인근에서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타워크레인 해체·수색 지연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23/뉴스1 © News1
23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인근에서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타워크레인 해체·수색 지연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23/뉴스1 © News1
“오늘은 나오겠지…. 내일은 나오겠지….”

31일 오후 민족대명절 설을 하루 앞둔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 현장에는 적막감 속 탄식만이 가득했다.

설 연휴 사흘째인 이날 실종자 가족 대기소 인근에는 실종자 가족들의 한숨만 이어질 뿐, 고요함이 맴돌았다.

사고 건물에서 떨어지는 낙하물의 위험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지원물품을 싣고 온 차량 엔진소리만 가끔 들려올 뿐이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장기간 이어지는 수색 작업에 답답한 듯 대기소 주변을 서성이거나 사고 건물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 저녁은 나오겠지’, ‘내일 아침에는 나오겠지’라는 기대만큼 실망도 커졌다는 한 실종자 가족 A씨는 “설 명절에도 떡국을 먹어야겠다는 생각보다 구조 소식이 간절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연휴 사흘 동안 대기소에서 자리를 지켰다. 현재 어디를 이동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냐”며 “평소 같았으면 생각났을 떡국도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종자 가족 B씨는 “마음 같아선 이날 다 구조돼서 모셨으면 좋겠으나, 그렇지 못한 상황이 안타깝다”며 “설 명절도 평소와 같이 텐트에서 지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족들 중에서는 사고 수습이 잘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에 간단히 밤이나 새벽에 차례를 지내는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장에서 고생하는 구조대원들에게 하루라도 휴가를 드렸으면 한다”며 “실종자 가족 구하는 것도 좋지만 무리는 안 하셨으면 한다. 평소 하는 대로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중앙수습본부와 광주시청, 서구청 등 직원으로 구성된 실종자 가족 지원팀은 설 명절에도 교대근무를 하며 연휴를 보내고 있다.

지원팀은 총 40여명으로 구성돼 실종자 발견 즉시 병원 이송과 장례 절차 등 후속 조치를 돕고 있다.

이들은 24시간 상황실 근무에서부터 행정·복지 지원 등 전반에 걸쳐 가족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광주 서구청 관계자(지역사고수습본부·실종자 가족 지원팀)는 “피해자와 가족분들의 불편이 없도록 돕고 있다”며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이들을 위해 하루에도 2~3번씩 지원물품이 현장으로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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