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전화번호인 것처럼 둔갑 시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저지른 일당이 검거됐다.
3일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전화금융사기 전담팀)는 최근 사기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A 씨(41) 등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 등은 전화번호를 변경하는 ‘변작 중계기’를 차량에 설치한 뒤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 전남 일대를 돌아다니며 발신 번호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휴대전화 단말기에 국내에서 개통한 유심(USIM)칩을 삽입한 후 해외에서 발신한 전화가 국내 010 전화번호로 수신자에게 표시되도록 조작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경찰 단속을 피해 차량을 이동하면서 휴대폰 단말기 유심을 교체해주면 하루 4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이들이 조작한 발신 번호로 전화를 받은 피해자는 1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의 차량에서 휴대전화 단말기 65대, 대포 유심칩 295개, 무선공유기 22개를 압수하고, 유심칩 거래업자와 조직 윗선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010’으로 전화가 오더라도 안전 계좌 송금, 직접 현금 전달, 저금리 대환대출을 유도한다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은 절대 전화나 대면으로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