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콘크리트 동바리(지지대)의 설치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201동 37, 38층은 동바리가 설치된 줄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협력업체 G사는 “현대산업개발 측이 동바리를 제거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고, 감리업체 관계자들은 “동바리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39층을 떠받치는 PIT층(배관 및 설비층)에 지지대 대신 수직벽 7개를 무단 설치한 것에 대해서도 현대산업개발 측은 “하청업체의 공법 변경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구조 검토는 필요 없었다”고 주장하며 G사에 책임을 미뤘다. G사 측은 “수직벽을 세우는 방안을 현대산업개발에 제안하고 협의해 공법을 변경한 것”이라며 공동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동바리 설치 자체에 무관심했던 것”이라며 “현대산업개발과 G사는 부실시공, 감리업체는 관리 소홀에 따른 과실 책임을 묻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콘크리트 부실 양생(완전히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작업) 의혹도 확인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와 함께 23~38층에서 콘크리트 시료를 채취해 분석할 방침이다.
이날 이용섭 광주시장은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가장 강력한 처벌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요청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붕괴한 201동은 비전문가가 봐도 다시 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나머지 7개 동은 누구나 신뢰할만한 전문가에게 정밀 점검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