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 현장에는 단 한명의 실종자까지 무사 구조되길 바라는 마음이 한 데 모인 ‘노란 리본’ 수십여개가 내걸렸다.
사고 발생 26일이자 ‘노란 리본’이 내걸린지 21일째인 이날 사고 현장 주변에는 안타까움과 슬픔이 여전했다.
지난달 16일부터 한 두개씩 내걸린 노란 리본은 20일이 지나자 철망 한 면을 빽빽이 메웠다. 노란 리본은 이 기간 매서운 강추위와 바람에도 ‘펄럭펄럭’ 휘날리며 사고 현장 한편을 지켰다.
리본에는 ‘가족 품으로 무사히 돌아와요’, ‘잊지 않겠습니다, 날마다 집에서 기도하고 있을게요 사랑해요’, ‘끝까지 관심을 가질게요’ 등의 메시지가 담겼다.
손수 만들어진 태극기 모양의 바람개비와 꽃, 골판지에 꾹꾹 눌러쓴 편지까지 무사 구조를 기원하는 글귀가 적혀있다.
노란 리본 뒤로 보이는 사고 건물의 흉칙한 모습에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한 시민은 리본에 새겨진 메시지를 읽은 뒤 사고 건물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그의 표정은 마스크로 얼굴을 반쯤 가렸지만, 이내 씁쓸한 모습임을 엿볼 수 있다.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은 발길을 멈춰 노란 리본을 하염없이 쳐다보거나 리본에 새겨진 글씨를 만지작 거리는 등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주변에는 ‘실종자 분들이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노란 현수막도 내걸렸다.
일부 시민들은 ‘어쩌것는가 짠하제’, ‘추운디 가족들이 고생이여’, ‘현산이 나쁜놈이제’라는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화정동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김동규씨(73)는 “티비를 보며 안타까움에 현장을 3~4번은 찾은 거 같다”며 “(오른손을 들어 사고 건물을 가리키며) 저 곳에 실종자들이 다 함께 있는 것 아니냐. 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쌍촌동에서 15분을 걸어와 현장을 찾은 박성길씨(65)는 “광주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냐. 공사 날림이 심각하다”면서도 “단 한 명의 실종자가 발견될 때까지 신속한 수색과 구조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앞으론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한다”고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을 지나던 이승현씨(28·여)는 “전날 뉴스를 통해 대부분의 실종자가 발견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한 달 가까이 길어진 수색으로 실종자 가족 분들의 마음이 가장 심란할 것”이라며 “더 이상 건설 현장에서의 인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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