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산업 직원이 양주사업소 채석장 붕괴 매몰사고 수개월 전 ‘붕괴 위험이 있다’면서 안전사고 가능성을 지적했지만 ‘묵살 당한 뒤 사직을 권고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나섰다.
제보자는 또 양주사업소는 위험요소가 많았는데 현장 관리자들이 평소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사고 며칠 전 현장서 찍은 사진이라면서 2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중장비 운전기사 A씨는 지난해 초 삼표산업에 취직해 양주사업소에서 일해왔다.
30여년 경력의 숙련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대기업을 상대로 이런 제보를 하면 블랙리스트에 찍혀서 다른 사업장에서도 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현장의 상황을 알리고 싶어 제보한다”고 말했다.
제보 이유에 대해 A씨는 “불과 며칠 전까지 같은 숙소에서 생활하던 내 동료가 사고로 숨졌다. 막내(숨진 28세 일용직 근로자)는 근무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는데다 봉급이 적어서 1월30일자(사고 하루 전날)로 그만두겠다고 우리한테 밝혔는데 그 변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설 연휴 첫날 발생한 토사 붕괴 매몰사고 현장 일대에 대해 이미 사고 6개월 전 붕괴위험이 있어 불안하다고 윗사람들에게 건의했는데도 개선되는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토사 붕괴 이유에 대해 그는 현장 경험을 되짚으면서 나름대로의 주장을 펼쳤다.
A씨는 “사고 현장에 160톤 중장비가 오고 갔다. 그러나 현장 일대 길이 너무 좁아서 대형차량이 후진을 하는 등 앞뒤좌우로 움직이면서 지반에 영향을 줬다. 지반이 그 하중을 못 견디기 때문에 길을 넓혀야 한다고 현장 관리자 등에게 건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골재 생산작업을 위해 슬러지를 매립할 때 1대1로 섞어야 하는데 사고 현장에서는 비용을 아끼겠다고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슬러지를 엄청나게 섞다보니 아랫부분이 항상 젖어있고 윗부분은 흙을 덮는다. 그러는 동시에 바위를 파고 반대편에 야적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부분이 허물어져서 사고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주 채석장처럼 지하로 파고드는 현장은 처음 봤다. 너무 깊이 파고들다보니까 붕괴 매몰사고를 키운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하를 파먹는 식으로 작업하는 현장인데 언제 낙석이 떨어질지, 언제 토사에 매몰될지 몰라 두려웠다. 이 현장서 일하면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는 등 모골이 송연해져서 바짝 긴장했다”며 “회사 측은 현장 반장한테 맡겨놓고 제대로 관리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을 지적한 뒤 사측으로부터 무언의 압박 등 괴롭힘을 받아왔고 최근 사직을 권고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사직을 권고 받았지만 사표를 쓰지 않고 버텼고, 그러자 다른 부서로 발령 났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A씨의 주장에 대해 삼표산업 관계자는 “A씨는 붕괴 사고 발생 전 감사나 사측에 ‘붕괴 사고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알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삼표산업 측은 “A씨의 전보 조치는 직무수행능력 부족으로 인해 전환배치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9분께 해당 채석장에서 토사가 붕괴해 작업자 3명이 매몰됐고 이중 2명이 사고 당일 숨진 발견됐다. 이어 구조당국은 닷새간의 수색 끝에 남은 50대 실종자를 숨진 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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