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재수’ 끝에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을 구속하는 데 성공하면서 중대고비를 넘겼다. 일부에서 제기한 ‘수사력 논란’도 잠잠해질 전망이다.
이제 관심은 자존심을 회복한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다른 관련자들 수사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곽 전 의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한 20일 안에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았거나 받기로 했다는 ‘50억 클럽’ 관련자 중 처음으로 구속됐다.
영장 기각 후 두 달간 보강수사 끝에 곽 전 의원 신병확보에 성공한 검찰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권순일 전 대법관 등 나머지 ‘50억 클럽’ 관련자들에 대한 처분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곽 전 의원의 경우 아들 병채씨가 퇴직금 등 명목으로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받는 등 비교적 혐의가 뚜렷했다.
반면 박 전 특검과 권 전 대법관에 대해선 별다른 수사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박 전 특검과 권 전 대법관을 소환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의원을 기소하는 선에서 50억 클럽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간 검찰은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한 박 전 특검의 딸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했고 당시 분양받은 대장동 미분양 아파트 1채가 있다는 점에서 ‘대가성 있는 뇌물’일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박 전 특검 인척이자 화천대유가 보유한 대장동 토지의 분양대행사 대표인 이모씨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로부터 109억원을 전달받아 그중 100억원을 토목업자 나모씨에게 전달한 경위도 조사했다.
또한 박 전 특검이 부산저축은행 사태 부실 수사 의혹과도 연관성이 있는지도 따져보고 있다. 박 전 특검은 2009년 대장동 개발사업자 이강길씨에게 1000억원대 대출을 알선한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모씨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조사를 받을 때 변호인을 맡았다. 당시 주임검사는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다.
이처럼 화천대유와 복잡하게 얽혀 의심스러운 정황은 다수지만, 박 전 특검이 국회의원 등 대가성 로비를 할 수 있는 신분이 아니어서 뇌물 등 구체적 혐의와 연결짓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사 상황으로는 대장동 개발 관련 배임에 가담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권 전 대법관에 대해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건 관련 ‘재판거래 의혹’ 부분 수사가 남아있다.
2020년 9월 퇴임한 권 전 대법관은 변호사 등록을 하지않은 상태에서 그해 11월부터 화천대유 고문을 맡아 월 1500만원에 이르는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대법관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무죄 취지의 다수의견을 내 ‘대가성’으로 영입된 것 아니냐는 ‘재판 거래’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달 6일 권 전 대법관 고발 사건 중 변호사법 위반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 부분은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범위가 아니라고 보고 분리해 경찰에 넘겼다. ‘재판거래 의혹’ 관련 뇌물죄(사후수뢰 혐의) 관련 부분은 검찰이 계속 수사 중이다.
다만 소환조사 이후 별다른 수사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 재판거래 의혹 규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이 후보 사건 관련 대법원 재판연구관 보고서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두 차례 기각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50억 클럽 로비 의혹 관련 인물들에 대해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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