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실버 운전대…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아찔’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8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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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에서 고령 운전자의 교통 사고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인지·반응 능력과 신체 기능 저하로, 다른 연령대보다 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한 도로에선 A(77)씨가 몰던 승용차가 생활용품 매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매장 안에 있던 손님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이날 인근 세차장에 진입하다 운전 미숙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 운전자는 인지·반응 능력이 뒤처지고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돌발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져 인명 피해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2018년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감소방안’ 보고서를 보면 물체를 파악하는 능력인 ‘정지 시력’은 40세부터 저하되기 시작해 60대는 30대의 8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지·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 또한 고령층이 비고령층보다 20% 낮았다.

8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65세 이상 운전자 교통사고는 2019년 1487건, 2020년 1366건, 지난해 1351건으로 집계됐다. 이 사고로 모두 128명이 숨지고 6323명이 다쳤다.

고령 운전자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현재 도내 11곳의 지자체는 인센티브 제공과 반납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운전면허 자진 반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중 운전면허를 반납한 사람은 2056명으로 전체 고령 운전자(13만2754명)의 1.54% 수준이다.

도내 대부분의 지자체가 일반적으로 10만원 상당의 지역 상품권이나 교통카드 등을 주고 있지만, 자가운전이 편한 상당수 고령자는 미흡한 보상에 선뜻 운전대를 놓지 않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고령자 교통 대책은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고령자의 교통범죄예방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 연구진은 “고령 운전자에 대한 운전면허 관리 강화가 대중을 보호하는 절차일 수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고령자 차별행위일 수 있다”며 “고령자가 운전 시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의 대부분은 도로 환경 재정비를 통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령 운전자를 사고 발생의 책임자가 아닌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해 고령자의 운전 특성을 고려한 교통환경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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