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면 젊은층서 희생자 나올수도…일본·이스라엘 사망 ‘급증’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9일 05시 13분


비교적 방역 성적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아온 일본과 이스라엘이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인해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국가인데도,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 사망자, 일주일만에 2.4배 증가…백신 빨랐던 이스라엘 ‘쩔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코로나19 중환자와 위중증 환자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뉴스1 © News1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코로나19 중환자와 위중증 환자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뉴스1 © News1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2~3배 강력하지만, 치명률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다. 하지만 큰 전파력 탓에 확진자가 기존 델타 유행 때보다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미크론이 아무리 치명률이 낮더라도 확진자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면 그에 비례해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이다. 한국 인구의 2.5배인 일본은 지난해 10월 초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로, 2000명대인 우리나라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연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했다. 일본 공영방송사 ‘엔에이치케이(NHK)’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6만8039명 발생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는 전날(6일)보다 약 1만명 감소한 규모지만, 사망자는 113명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1월 31일) 47명과 비교해 약 2.4배로 늘어난 것이다. 일본은 지난 5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었다. 신규 확진자 규모가 절대적으로 커지다 보니 사망자도 덩달아 늘어난 셈이다.

이스라엘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중증환자가 1229명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도 인구 100만명당 5명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해 알파 변이가 유행할 당시 기록한 100만명당 6.98명보다 낮은 수치지만, 오미크론 확산세를 볼 때 최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은 백신 1~2차 접종은 물론 3차접종(부스터샷)을 가장 빨리 진행한 국가다. 특히 의료진과 60세 이상 고령층은 4차접종까지 이뤄졌다. 이스라엘 코로나19 사망자 상당수가 예방접종 완료자인 점을 고려할 때 추가접종 효과가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1주간 15→36명…확진자 급증하면 젊은층도 위험
대구 수성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에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대기하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뉴스1 © News1
대구 수성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에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대기하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뉴스1 © News1

우리나라도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감소세를 보이던 사망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1월 26일~2월 8일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추이는 ‘1만3008→1만4514→1만6093→1만7511→1만7526→1만7077→1만8340→2만268→2만2907→2만7438→3만6346→3만8690→3만5286→3만6719명’을 기록했다.

지난 8일 0시 기준 사망자는 36명이다. 일주일 동안 150명이 목숨을 잃어 주간일평균은 21명이 됐다. 최근 2주간 사망자는 ‘32→34→24→34→20→23→17→15→25→24→22→15→13→36명’ 순으로 나타났다.

치명률은 2주일 전(1월 26일) 0.88%에서 1주일 전(2월 1일)에는 0.78%로 0.1%포인트(p) 감소했다. 이후 1주일 만인 8일에는 0.64%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치명률은 또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8일 0시 기준 국내 재택치료 대상자는 전날보다 1만2724명 늘어난 15만9169명을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2월 말 일일 신규 확진자가 13만~17만명 발생할 것으로 7일 예측했다. 지금보다 확진자 규모가 3~5배로 커지는 만큼 사망자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역당국은 먹는약 처방 대상을 확대하고, 사망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층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의료체계를 가동 중이다.

2월 말과 3월 초 신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우리나라는 고령층 외에 젊은 층에서도 사망 또는 위중증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젊어도 확진자가 많아지면 위중증으로 가거나 목숨을 잃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며 “안타까운 고등학생 사망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0세 이상 고령층만 고위험군으로 보고 집중적으로 관리하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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