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1일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의 실종자 수습이 마무리되면서 해당 아파트 단지의 재시공 여부가 주목된다.
건물 상당부분이 붕괴된 201동 건물은 철거 후 재시공으로 압축된 상황이지만 해당 단지의 나머지 동에 대해선 완전 재시공이냐, 아니면 안전진단 후 존치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대체적인 흐름은 전체 단지를 허물고 다시 짓는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일단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와 관련해 전문가와 시공사, 입주예정자 등의 다양한 의견과 안전진단 결과 등을 종합해 향후 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은 최근 “화정아이파크는 재건축조합이 없으니 서구청, 입주예정자협의회, 시공사, 감리단과 협의해 정밀 안전진단을 의뢰하고, 진단 결과를 참고해 8개 동에 대한 향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입주예정자들도 많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시민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아파트를 제공하는 게 시의 역할이니 정밀하고 정교하게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안전진단을 의뢰해서 그 결과를 가지고 입주예정자들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특히 “전문가들 의견도 최대한 존중하지만 입주예정자들과도 최종적으로 합의를 해야 한다”는 말로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입주 예정자들 역시 현재까지 ‘전체 건물 철거 후 재시공’을 일관되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승엽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협의회 대표는 9일 “성명에서도 밝혔듯이 예비입주민들의 입장은 일관되게 전체 단지의 8개동을 모두 철거한 뒤 재시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에는 아파트 입주예정자 600여명과 오피스텔 입주 예정자 6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이 완전 철거 후 재시공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심리적 불안’이 작용하고 있다. 붕괴된 201동과 같은 공법으로 단지 전체가 지어진 이상 이들 건물에서 불안에 떨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는 논리다.
일부 입주예정자들의 반대의견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철거 후 재시공에는 모든 입주예정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전전문가들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안전전문가인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최적의 공익적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이를 통해 전체를 재시공할 것인지 아니면 부분보강으로 마무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인 통념상 납득이 되는 방안을 현대산업개발에서 내놓는 게 기업의 책무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전체 단지를 철거한 뒤 재시공할 경우 최대 4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의 한 중견건설사 대표는 “현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지으려면 최소 3년에서 최대 4년까지 걸리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입주예정자들의 결정이다”면서 “입주민들이 불안해 못살겠다고 하면 해당 지자체는 행정명령을 통해 시공사에 다시 지으라고 명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들은 사고 29일째인 지난 8일을 끝으로 모두 수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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