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주방 채용, 2년 후 벌어진 놀라운 일…“맛있다 리뷰 가득”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9일 16시 15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한 개인 식당 직원이 지적장애를 가진 40대 동료와 일한 후기를 전해 누리꾼들에게 훈훈함을 안겼다.

누리꾼 A씨는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당 주방에 지적장애 3등급 직원이 한 명 있다”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식당이 자리 잡고 매출이 증가하자 사장은 직원을 한 명 더 뽑겠다고 밝혔다. 평소 장애인 고용 창출 등에 관심이 많던 사장은 직원 B씨를 채용했다.

A씨는 B씨에 대해 “특수 학교 출신이다. 아이큐도 낮고, 말도 어눌하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산만했다”며 “일을 너무 못해서 칼질, 요리, 계산대는 안 시키고 단순 업무나 잡일만 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을 삶고 튀김을 튀기는 게 B씨의 주 업무였다”면서 “하지만 면 종류마다 삶는 시간이 다르고, 수제 튀김 종류도 10가지가 넘어 이를 배우는 데만 6개월 이상 걸렸다”고 토로했다.

이에 A씨는 유치원생 수준에 맞춰 B씨에게 업무를 천천히 가르쳐줬다. 그럼에도 B씨는 배운 내용을 3초 후면 까먹었다.

일부 아르바이트생들은 B씨를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우습게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마다 사장은 “B씨는 같이 끌어안고 가야 하는 사람이다. 조금씩만 더 신경 써주자”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장의 지지를 받은 B씨는 배운 내용을 메모하고, A씨에게 계속 물어보면서 업무를 익혔다. B씨가 2년 동안 지각이나 결근을 거의 하지 않고 유튜브를 보면서 연구와 노력도 한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A씨는 “지금은 B씨 본인이 맡은 업무를 그럭저럭 해주고 있다. 심지어 리뷰에서 B씨가 튀긴 튀김이 맛있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40대지만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존댓말도 꼬박꼬박 한다. 말수는 적지만 인성이 좋다”고 했다.

또 A씨는 “B씨가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적다 보니 손이 모자랄 때는 좀 힘들다. 그래도 사람이 좋아서 용서되더라”라면서 “개인 식당 주방은 프랜차이즈보다 힘들어서 1년 이상 일하는 직원들도 별로 없는데 곧 3년 차면 대단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한편 B씨의 월급은 장애인 지원재단에서 50% 정도 대납해주고 나머지는 사장이 부담하는 형식이었다. 이와 관련 A씨는 “B씨가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해서 월급도 똑같이 받았다”면서 “장가도 안 가고 홀로 80대 고령인 어머니 모시고 사는 사람이라 (그의 월급에) 크게 불만을 품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A씨는 “사장이 (다른 직원들 대하듯) B씨에게 설날 보너스 20만원에 선물까지 챙겨줬다”고 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장님 완전 존경한다”, “B씨의 인성이 정말 대단하다”, “훈훈하다”, “묵묵하게 기다려준 사장님과 꿋꿋하게 일한 직원 멋지다”, “복 받으실 거다”, “가슴이 따뜻해진다”, “이런 곳은 장사 잘됐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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