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은 세지만 치명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훨씬 위험해졌다. 치명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해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낮은 치명률로 위중증 확진자와 사망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방역당국도 입장을 바꿨다. 전체 확진자가 폭증할 경우 위중증과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치명률 2주새 ‘5분의 1→3분의 1’…더 상승할 가능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는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연령을 표준화한 오미크론 변이 치명률이 최근 2주일 사이에 델타 변이와 비교해 5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24일 정부가 발표한 오미크론 치명률은 0.16%로 델타 변이 5분의 1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7일 발표한 치명률은 0.21%로 2주일 전에 비해 0.05% 포인트(p) 증가했다.
델타와 비교한 치명률도 5분의 1에서 3분의 1로 대폭 높아졌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위중증 환자도 함께 증가하고 치명률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앞으로도 계속 모니터링하며 오미크론 치명률을 확인해야 한다”며 “치명률이 증가한 것은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가 증가한 게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재생산지수 3주 연속 증가…3월 개학하면 더 위험해져
오미크론 치명률이 높아진 배경은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확진자가 폭증할 경우 전체 확진자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위중증 및 사망자가 다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최근 2주간(1월 27일~2월 9일) 신규 확진자 추이는 ‘1만4514→1만6093→1만7511→1만7526→1만7077→1만8340→2만268→2만2906→2만7438→3만6345→3만8689→3만5283→3만6717→4만9567명’을 기록했다.
최근 2주간 위중증 환자 추이는 ‘350→316→288→277→277→272→278→274→257→269→272→270→268→285명’ 순이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34→24→34→20→23→17→15→25→24→22→15→13→36→21명’ 흐름을 보였다. 감소세를 보이던 위중증 및 사망자가 1주일 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최근 7주간 감염재생산 지수는 ‘0.98(12월 4주)→0.86(12월 5주)→0.82(1월 1주)→0.92(1월 2주)→0.92(1월2주)→1.18(1월3주)→1.58(1월4주)→1.60(2월1주)’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3주일 연속 증가한데다 증가 폭도 크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려되는 이유는 최근 들어 60세 이상 고령층, 젊은 확진자가 많아진다는 점이다. 노인 감염자는 치명률이 높고, 활동이 왕성한 젊은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도 방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설 연휴 후 검사 건수가 감소했음에도 (2월 말) 최대 17만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3월 새 학기부터 신규 확진자가 전체 학생 대비 3%가 되지 않거나, 확진·자가격리로 등교가 중지된 학생이 15%가 되지 않는 학교는 전면등교를 허용한다. 문제는 학교 간 감염 사례가 많았고, 또다시 가족 간 감염으로 이어지는 위험성이 크다. 오미크론이 더 위험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체 확진자가 많아지면 비교적 안전할 것으로 보인 젊은 감염자 중 위중증 및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며 “등교 이후 감염 위험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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