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50만개 생산에도 ‘품절 대란’, 자가검사키트 어디에 얼마나?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11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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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검사 체계를 전환하면서 자가검사키트의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휴마시스 군포공장에서 직원들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2022.2.9/뉴스1
최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검사 체계를 전환하면서 자가검사키트의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휴마시스 군포공장에서 직원들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2022.2.9/뉴스1
‘충분하다’는 정부 설명과는 달리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약국과 편의점, 선별진료소 등에 실제로 얼마나 공급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산량이 충분한데 시중에서 구할 수가 없다면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에서 하루에 공급되는 자가검사키트는 500만~600만개 수준이다. 정부에서 발표한 750만개는 하루 최대 생산가능 물량이어서 실제로 그정도까지 생산되지 않는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 공공부문서 하루 약 400만개 구매… 전체 물량 66~80% 가져가

국내에서 생산된 자가검사키트가 가장 많이 공급되는 곳은 공공부문이다. 조달청에 따르면 남은 2월 동안 총 7080만개의 자가검사키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하루 약 400만개가 공급되는 셈이다. 이는 이날 식약처가 밝힌 물량과 동일하다.

조달청은 자가검사키트 지난 8일부터 나라장터를 통해 공공 부문으로부터 주문물량을 받고 있다. 제조·공급업체는 SD바이오센서·휴마시스·래피젠 등 3개사다.

나라장터를 통한 주문물량은 선별진료소, 학교, 군부대 등 필수공공 소요물량에 우선 공급된다. 선별진료소 소요량 등 식약처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공급이 확정된 물량은 주문 이후 즉시 납품절차가 개시된다.

앞서 정부는 3개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3개사의 하루 최대 생산 가능 수량은 750만개라고 밝힌 바 있는데, 하루 생산 절반 이상이 선별진료소 등 공공에 공급되는 셈이다.

지난 10일 현재 Δ전국 선별진료소 637곳 Δ호흡기전담클리틱 419곳 Δ국민안심병원 256 Δ임시 선별진료소 218 Δ이동형 선별진료소 13곳이 운영 중이다. 하루 400만개를 기준으로 추산할 경우 1곳당 약 2560개씩 공급되는 셈이다.

◇ 약국 하루 120만개, 편의점 30만개 공급

결국 공공부문을 제외하고 민간 유통경로에 공급되는 자가검사키트는 하루 100만~200만개 수준이다.

민간에서는 약국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이 절반 이상이다. 전국의 약국은 약 2만3000곳으로 지오영이 절반 가까이를 공급하고 있다. 지오영이 하루에 공급하는 자가검사키트가 약 60만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약국에 공급되는 자가검사키트는 120만개로 추정된다. 약국당 51개 정도 돌아가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 약국에서는 하루 50개 정도가 공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자가검사키트가) 언제 얼마나 들어올지 알려주지 않는다”며 “아침에 택배박스 안에 있으면 팔고 없으면 못 파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가검사키트의 또 다른 주요 공급경로는 편의점이다. 전국 편의점은 약 4만8000개로 CU가 1만580여곳, GS25가 1만5500여곳에 이른다. GS25의 경우 자가검사키트를 점포당 15개 정도 공급하고 있다. 나머지 편의점의 경우 하루 2~6개 정도만 공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적으로 하루 약 30만개 정도가 풀리는 상황이다.

◇ 자가검사키트 ‘품절대란’ 해소하려면 민간 공급 물량 확대해야

정부가 13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약국·편의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특히 매점매석·폭리를 막겠다며 1회 구입수량 제한, 최고가격제 도입(판매가격 제한)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자가검사키트 품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2.2.11/뉴스1
정부가 13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약국·편의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특히 매점매석·폭리를 막겠다며 1회 구입수량 제한, 최고가격제 도입(판매가격 제한)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자가검사키트 품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2.2.11/뉴스1
유통업계에서는 자가검사키트 품절대란을 해소하려면 보다 공공부문의 필요량을 보다 꼼꼼하게 예측하고 남는 물량은 민간으로 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A유통업체 관계자는 “전국 선별진료소 등 공적 영역에서 필요한 검사키트 수요가 얼마인지 통계가 없다”며 “여유분을 고려해서 남는 부분이 있다면 민간 유통업체 공급 물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검사키트 품절 대란은 이르면 다음주부터는 상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공급량이 줄어드는 원인으로 지목됐던 소분 판매를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

이남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정책과장은 이날 질병관리청 백브리핑에서 “자가검사키트 제조 업체의 생산 효율화를 위해 대용량 단위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약국이나 편의점에서는 제품을 낱개로 소분해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자가검사키트 제조업체들은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소비자판매용’의 경우 포장 단계 과정에서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해 왔다. 생산 여력은 충분하지만 수작업 한계로 인해 실제 생산량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선별진료소에 공급되는 검사키트는 20·25개씩 포장돼 한번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 일반 약국에서도 대용량 제품을 공급받아 소분해 판매한다면 공급이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오는 13일부터 온라인 판매가 금지돼 약국이나 편의점으로 공급되는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3월에는 자가검사키트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3월에 총 1억9000만개의 키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하루 600만개 이상이 공급되는 셈이다.

B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자가검사키트 대란은 민간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전체 공급량이 아닌 민간 유통경로를 통해 하루에 어느 정도가 공급되는지를 별도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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