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에 이어 17일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9만명대를 기록하면서 10만명대 진입이 눈앞에 다가왔다. 다음달에는 최대 36만명에 이르는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전망까지 있어, 거리두기 완화 여부를 18일 발표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이 커졌다.
방역 당국은 2월말 13만~17만명의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일단은 유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정점은 3월초나 중순, 그 규모는 최소 20만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리연은 감염재생산지수(R)를 1월7일~26일 평균값으로 놓고 계산해 3월2일에 최대 36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우리나라는 급격한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의료체계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유행을 억제하는 정책을 써왔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초 오미크론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우세종화되는데 7주가 걸렸다. 미국·영국은 3주, 일본은 4주 걸렸는데 우리는 2배 걸린 셈이다.
이 때문에 정점도 빨리 오지 않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대 일일 확진자 20만명 이상의 유행 정점이 도래할 수 있다”며 “3월 한 달간 정점일 텐데 3월 중순에 확진자 규모가 가장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거 감염을 통해 면역을 획득한 사람의 수가 적어 유행의 규모와 길이가 좀 더 긴 편”이라며 “중환자 체계는 아슬아슬하게 감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세계적 통계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월14일 기준 1주일평균 확진자 수는 우리나라가 1060명, 미국이 456명, 영국이 1013명, 일본이 682명을 기록중이다. 문제는 우리를 제외하고 이들 나라들은 모두 정점을 지나 하향 중이지만, 우리는 어디까지 치솟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당장 18일 방역 당국은 거리두기 완화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루하루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는 탓에 정부의 결정을 둘러싸고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김부겸 총리의 완화 시사 후에 기존의 사적모임 6인, 다중이용시설 9시까지 영업을 각각 8인과 10시로 완화하는 안이 논의중이라는 말이 나왔다가 9만명대 확진자가 나온 후에는 유지 혹은 미세조정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같은 추측에 대해 정부는 16일 “의견 수렴중이라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확진자·위중증 발생규모, 의료체계 여력 및 사회경제적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이 일관되게 동일하다. 과도한 추정에 의한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17일에는 새로운 거리두기 기간이 대통령선거일(3월9일)을 포함해 3주간으로 설정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통상 2주 혹은 4주로 적용하던 것과 달리 이례적이다. 선거 직전 주에 다시 완화냐 연장이냐로 분위기가 소란스러워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방역 완화를 찬성하지만 “정점 확인 전인 지금 풀면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18일 결정을 발표하기 전 17일 오전에 열리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에서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호소하는 경제·민생분과와 유행 상황을 우려하는 방역·의료분과가 격론을 벌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주장을 귀기울여 듣고 민생과 방역 중 무엇에 더 가깝게 저울추를 둘 것인지는 정부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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