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할 때 주민들이 직선제와 간선제 중에서 직접 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 중에는 지방의회가 지자체장을 뽑는 방안도 들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현재 주민 직선제만 가능한 지자체장 선출 방식에 3가지 방식을 추가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추가되는 방식은 △지자체장 지원자 중 지방의회가 선출(지방의원 제외) △지자체장을 지원한 지방의원 중 지방의회가 선출 △주민 직선제를 유지하되 지자체장 권한(예산편성권 등)을 지방의회로 분산 등이다. 주민들이 지자체장 선출 방식을 바꾸려 할 경우 주민투표를 통해 이 중 하나를 고르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행안부는 지난주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고,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만든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다만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는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 규모와 특성이 제각각인데 획일적으로 지자체장을 뽑는 게 효율적이냐는 문제제기가 있어왔다”며 “지자체장 선출 방식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주민 손으로 대표를 뽑는 ‘풀뿌리 민주주의’ 정신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의 한 기초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의회 본연의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며 “대구처럼 정치색이 뚜렷한 지역은 특정 진영이 권력을 장기적 독점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시의회가 시장을 뽑는다는 생각 자체가 좀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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