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의 새 주인인 ‘KH강원개발’이 매입 대금 납부를 마치고 운영 준비에 들어간다. 수천억 원의 부채 부담으로 인한 혈세 낭비 논란과 11년을 끌어온 알펜시아 매각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강원도개발공사는 KH강원개발이 인수를 위한 잔금 납부를 마쳤다고 20일 밝혔다. 공사는 KH강원개발에 최대한 빨리 소유권을 이전하고 알펜시아 운영에 필요한 제반사항에 대해 다음 달 18일까지 인수인계를 마칠 계획이다.
알펜시아의 매각 대금은 7115억 원. KH강원개발은 지난해 8월 계약과 함께 매각 대금의 10%인 712억 원을 납부했고 이달 18일 잔금을 보내왔다.
알펜시아는 강원도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2004년부터 조성한 시설로 호텔, 콘도, 워터파크, 스키장, 골프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이번 매각에서는 스키점프대, 바이애슬론 및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등 평창 겨울올림픽 시설은 제외됐다.
알펜시아가 막대한 빚을 떠안은 것은 조성 과정에서 잦은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지나치게 많이 투입됐고, 분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사업비 1조6325억 원 가운데 1조189억 원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강원도개발공사는 현재까지 원금 3125억 원과 이자 3837억 원 등 6962억 원을 갚았다. 한때 하루 이자 비용만 1억 원에 달해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하기도 했다. 더욱이 남은 채무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커 지난해에만 124억 원의 금융이자를 부담했고, 176억 원의 운영 적자로 3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2009년 6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알펜시아를 매각하라’는 경영개선명령을 받아 2011년부터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11년 동안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7월 강원도 국장 출신인 이만희 씨가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으로 취임해 매각 협상을 직접 주도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전까지 외국 기업에 국한된 투자를 국내 기업까지 포함했고, 시장 가치를 재분석해 공개경쟁 입찰로 전환한 것도 주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사는 알펜시아 매각이 완료돼 금융부채로 인해 악화된 재무구조에 숨통이 트이고, 안정적인 자금 운영과 미래 사업 발굴 등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이만희 사장은 “알펜시아로 인해 그동안 채무를 갚고 줄이는 데 공사의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천신만고 끝에 매각이 성사된 만큼 KH강원개발이 강원도의 진정한 향토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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